광주 챔피언스필드, 투수들의 무덤 예고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4.02.14 07: 06

외야파울존 5.5m로 대폭 축소
광주 신구장은 투수들의 무덤인가.
광주의 새로운 야구장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이하 챔피언스필드)'가 오는 3월 8일 개장식을 갖고 본격 가동한다. 3년간 994억 원의 공사비를 투입해 완공을 앞두고 있다. 내부 인테이어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각종 시설물들을 시험가동하고 있다.

2만 2000석의 챔피언스필드는 3월 15일 KIA-두산과의 시범경기부터 프로야구 경기를 갖는다. 야구팬들은 넓어진 의자와 안정된 시야, 보다 가까워진 그라운드, 국내 최대의 35*15m 첨단 멀티비젼이 표출하는 풀HD영상, 각종 편의시설 등 기존 무등구장과는 차별화 된 첨단 구장에서 야구를 즐긴다.
그러나 챔피언스필드는 적어도 투수와 수비수들에게는 고통스러운 구장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파울존이 대폭 줄어든 타자친화형 구장이기 때문이다. 설계단계부터 관중 친화형 구장을 만들기 위해 관중석을 그라운드로 바짝 당기면서 생긴 효과이다.
먼저 홈플레이트에서 뒷편 백네트까지 거리는 18.5.m이다. 기존 무등야구장에 비해 1m 가량 가까워졌다. 파울존이 줄어들긴 했지만 가장 좁은 대구구장(15m)보다 훨씬 넓다. 내야 파울라인에서 덕아웃까지도 18.8m여서 내야와 홈쪽의 파울존은 수비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외야 파울존으로 눈을 돌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파울라인과 관중석까지의 거리가 불과 5.5m이다. 최대 21.7m인 무등야구장 외야 파울존에 비해 30% 수준까지 축소된 것이다. 무등야구장은 불펜투구장이 있을 정도로 넓었다. 신구장은 이 뿐만 아니라 1루와 3루 근처의 익사이팅존까지 생겼다. 
프로야구 본거지 구장 가운데 홈플레이트와 벡네트 거리가 가장 짧은 곳은 대구구장으로 15m이다. 잠실구장과 대전구장은 16m이다. 가장 넓은 곳은 문학구장과 사직구장으로 21m에 이른다. 문학구장은 외야 파울존이 최대 21m에 이른다. 대체로 15~20m 정도 수준이다.  이에 비하면 광주구장의 폭 5.5m는 거의 1/4 수준이다.
외야의 파울존 축소는 기존의 잡을 수 있는 파울볼이 줄어든다는 의미이다.  대부분 파울볼이 그대로 관중석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파울 아웃이 줄어들면서 투수들은 투구수가 늘어난다. 뿐만 아니라 피안타와 피홈런 등 실점 리스크도 그만큼 커진다.  타자에게는 반갑지만 투수들에게는 고역이다.
외야수들은 파울존으로 떨어져도 펜스를 의식해 전력질주 등 허슬플레이를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 선상을 빠지는 타구가 좌우 펜스를 맞고 굴절하기 때문에 펜스플레이를 잘해야 한다. 그러나 펜스 플레이를 잘한다면 예전의 2루타 및 3루타성 타구가 단타가 될 수 있는 유리한 상황도 나올 수 있다. 파울타구를 잡기 힘들다고 판단하면 수비 시프트를 할때도 좌-우익수들이 아예 센터쪽으로 바짝 이동할 수도 있다
경기만 본다면 어차피 양팀이 똑같은 조건이어서 특정팀의 유불리는 따지기는 어렵다. 그러나 본거지 구단 KIA는 이곳에서 시즌의 절반의 경기를 하기 때문에 투수나 수비수들에게는 부담스럽다.  팀 방어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KBO 측은 지난 2월 초 신구장을 방문해 경기 관련 시설을 점검했다. 그라운드가 아직은 단단하게 다져지지 않았고 외야 폴과 펜스의 사이가 벌어진 점,  익사이팅존의 펜스가 너무 좁고, 기록실이 2층에 있어 그라운드와의 심판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문제점을 지적했고 시공사측은 보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외야펜스는 국내구장 최고 수준의 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금조 KBO 운영부장은 "몇몇 지적사항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외야펜스의 쿠션이 좋아 선수들을 보호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전반적으로 경기하는데는 큰 문제는 없다. 다만 실제로 경기를 해봐야 다른 문제들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간경기에서도 조명탑 불빛에 볼이 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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