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 ‘글래디에이터’가 ‘타이타닉’을 만났을 때 [리뷰]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4.02.14 07: 32

영화 ‘글래디에이터’가 ‘타이타닉’을 만난 모양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일어났던 사실은 영화에 남다른 여운을 부여, 흔한 재난 블록버스터의 평범함을 넘어선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3일 오후 서울 자양동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첫 선을 보인 영화 ‘폼페이: 최후의 날’(이하 ‘폼페이’)는 풍성한 볼거리가 돋보이는 화려한 블록버스터였다.
‘폼페이’는 기원후 79년 이탈리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18시간 만에 역사 속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된 도시 폼페이를 배경으로 한 작품. 화산이 폭발하는 위태로운 폼페이에서 운명적으로 서로에게 빠진 노예 마일로(킷 해링턴 분)와 의원의 딸 카시아(에밀리 브라우닝 분)의 사랑을 그린다.

영화는 크게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뉜다. 전반부에는 켈트 족의 마지막 남은 전사이자 노예 검투사 마일로가 펼치는 스펙터클한 액션, 후반부에는 거대한 화산폭발로 순식간에 무너지는 도시의 최후를 그린 재난을 그리는 데 집중한다. 전체를 이끌어 가는 것은 두 남녀의 운명적인 사랑.
주인공 마일로의 검투 장면은 ‘글래디에이터’의 한 장면을 보는 듯 박진감이 넘친다. 특히 후반부 서로를 죽여야 하는 적에서 동료가 된 마일로와 아티쿠스(아데웰 아킨누오예-아바제 분)가 검투 경기장에서 힘을 합쳐 수많은 로마군을 무찌르는 장면은 통쾌한 즐거움을 준다. 그것만으로도 영화 티켓 값이 아깝지 않을 정도. 
후반부의 재난 장면 역시 거대한 파도와 쏟아지는 화산재 등 특수 효과로 촬영된 장면들이 실제 화산 폭발을 지켜보는 듯 실감 넘쳐 볼거리를 더했다. 또 끔찍한 재난 속에서 서로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애쓰는 연인의 모습은 '타이타닉' 두 주인공의 애절함을 닮아있어 눈길을 끌었다.
'폼페이'는 올해 첫 할리우드 재난 블록버스터로 주목을 받고 있다. 약 2000년간 역사에서 잊혀졌던 이 도시는 21세기, 발전된 CG 기술로 재탄생돼 그 생생한 모습을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역사 속에서 발생했던 비극을 되새겨보게 한다.
이 영화는 '아바타'에서 사용한 Fusion 3D 카메라 시스템으로 촬영을 한 것으로도 화제가 됐다. 화산 폭발과 뜨거운 용암, 화산재 등은 실제 장면을 촬영한 듯 생생하게 표현됐다. 또한 영화의 연출을 맡은 폴 W.S. 앤더슨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으로부터 “3D 영화를 가장 잘 찍는 감독”이라고 극찬을 받았을 정도의 실력자. 대표작으로는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와 ‘삼총사 3D' 등이 있다.
한국에서 최초 개봉하는 '폼페이'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은 뜨겁다. 일단 올해 흥행에 성공하는 첫 할리우드 산 재난 블록버스터가 되리라 점쳐봐도 무리는 없을 듯 하다. 오는 2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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