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 때문에 외계인에 대한 선입견이 생길 정도다.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외계인 김수현은 귀여운 매력으로 지구인들을 사로잡았다.
지난 13일 오후 방송된 '별에서 온 그대'에서는 천송이(전지현 분)에 대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죽음을 불사하고 지구에 남으려는 외계인 도민준(김수현 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민준은 여러 가지 '진상' 행동들로 그 나이를 무색케 만들었다. 민준은 지구에서만 400년 이상 살아온 존재. 그러나 이날 전파를 탄 민준의 행동들은 어린 아이 같았다. 조깅을 하는 송이 옆에서 질투를 하고 술 기운에 송이의 방을 찾아갔다. 그는 한달 뒤 떠날 나이 많은 외계인이기보단 사랑에 빠져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한 남자였다.

민준은 그의 초능력을 송이를 향한 애정과 질투에 사용했다. 그는 귀를 쫑긋 세우고 송이가 집을 나설 때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조깅하는 송이의 뒤를 졸졸 쫓으며 휘경(박해진 분)과의 약혼설에 대해 따져물었다. 바로 얼마 전까지 차갑기 그지없었던 외계인 민준은 그렇게 변했다.
그리고 민준의 귀여운 매력은 술을 마시고 기억을 잃는 모습에서 절정에 다달았다. 초능력은 또 발현됐다. 외계인의 사랑놀음에 강남 일대는 정전을 겪어야 했다. 그는 장 변호사(김창완 분)에게 "이 피같은 시간에 내가 왜 장변사님이랑. 내가 있고 싶은 곳은 여기가 아니다"고 불만을 토로하는가 하면, 집 테라스로 나가 세미(유인나 분)의 전광판을 보며 "천송이 자리에 왜 네가 있냐"며 화를 냈다.
압권은 그렇게 술에 취해 저도 모르게 송이의 침실로 찾아간 장면이었다. "제가 가장 혐오하는 사람이 술 먹고 필름 끊기는 사람이다. 알콜 성분 따위에 져서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는 행동을 하는 것"이라면서 혀를 차던 그가 깨어난 곳은 송이의 침실이었다. 당황해 눈 둘 곳을 모르고 "기억이 잘..제가 정말 그랬냐"고 중얼거리는 민준의 모습에 어느 누가 미소짓지 않을 수 있을까.
사랑에 빠진 민준은 허당기 다분한 외계인이 됐다. 얼마 전까지 송이 앞에서 멋진 모습만 보여주던 그는 온데간데 없이 매 회 귀여운 매력을 쏟아낸다. 초반 놀라운 모습으로만 표현되던 초능력은 이토록 귀엽게 변했다.
이 같은 매력은 슬픈 동화 같은 '별에서 온 그대'를 한층 밝게 만들어주고 있다. 한달의 시한부 사랑, 만약 지구를 떠나지 않는다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설정은 슬프기 그지없다. 그럼에도 민준의 허당 매력은 이 드라마를 로맨틱코미디 다운 모습으로 변모시킨다.
민준 이후 이보다 더 귀여운 외계인 캐릭터가 등장할 수 있을까. 지구인들은 이미 그에게 푹 빠져버렸다.
한편 이날 방송된 '별에서 온 그대'는 27.0%(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로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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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온 그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