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네' 조성하, 긍정으로 달려온 30년..고민중으로 날다[인터뷰]
OSEN 황미현 기자
발행 2014.02.14 09: 23

시청률 50%에 육박하며 인기를 모은 KBS 2TV '왕가네 식구들'. 주옥같은 배우들 사이에서 남자 주인공으로서 두각을 나타내며 전성기를 맞은 인물이 바로 조성하다.
조성하가 열연한 고민중 역할은 다소 답답하지만 누구보다 우직하고 든든한 가장이다. 전국적으로 '수박이냐 순정이냐'를 놓고 갑론을박하게 만든 인물이기에, 그의 존재감은 묵직했고, 거대했다.
최근 압구정의 한 카페에서 만난 조성하는 극 중 고민중의 모습을 단숨에 지울 만큼 환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시원 섭섭하다"는 그의 종영 소감이 그가 얼마나 고민중 역할에 고뇌했는지를 느끼게 했다. 

조성하의 연기 경력은 9년차. 고등학교 시절부터 연기에 매진해왔던 것을 감안하면 30년에 달하는 세월 동안 한 길만을 걸었던 그다. 오랜 시간 연기를 했던 그는 이번 '왕가네 식구들'을 통해 첫 전성기를 맞이, 전국적인 인지도를 쌓았다.
"경이적인 기록 안에 고민중이라는 역할로 이슈의 중심에 서 있고, 그 역할을 제가 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큰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처음에 캐스팅 제의가 왔을 때는 고사하려고 했어요. 제가 눈물 연기를 잘 하는 사람은 아니라서, 정중히 고사했는데 문영남 작가님이 눈물을 잘 흘릴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처음부터 고민중의 사업이 망하더니 끝까지 폭풍 눈물의 대장정의 세월을 보냈어요. 하하"
 
종영을 앞두고 만난 조성하는 고민중의 역할에서 한 걸음 내려와 '왕가네 식구들'을 전체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 드라마를 거치며 나이를 떠나 배우로서 한 걸음 더 자라난 모습을 보였다. 그 역시 마음가짐이 새로웠다.
"9년차에 맞은 첫 전성기죠. 빨리 온 것 아닌가요?(웃음) 나이를 떠나서 말이에요. 한 10년은 해야 하품 좀 한다는데, 이제야 하품 좀 하려고 입을 벌리는 단계인 것 같아요. 지금이 본 게임으로 들어가는 출발선이라고 생각해요. '왕가네 식구들'을 선택히며 처음에는 많은 것을 생각하지 않았어요. 목표를 정하지 않은 채 생각지 못한 곳에서 오는 감동을 맞이 하려는 제 오랜 습관 때문이었어요. 신대륙 발견처럼 새로운 작품과 새로운 연기를 하고 싶은 캐릭터를 열연하고 싶어요. 이제껏 배고팠기 때문에 잡식성으로 막 먹었는데, '왕가네 식구들' 이후에는 어떻게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고민을 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아요.하하"
 
'왕가네 식구들'은 막장 드라마라는 일부 평가를 듣기도 했다. 꼬일 대로 꼬인 인물 관계도와 그 안에 담긴 갈등 장치는 시청자들을 본방 사수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며 다양한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조성하가 생각하는 '왕가네 식구들'은 우리네 가장들의 현실을 함축한 의미있는 드라마였다.
"고민중은 현 시대의 가장의 모습을 대변한 인물이에요. 10회에 등장한 운동장에서 울부짖는 신이라든가, 택배기사로 변신해 뛰지만, 가족 누구도 그런 자신을 봐주지 않죠.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내 자식과 아내를 지키기 위해 헌신의 노력을 다하는 사람이 가장인데, 현실에서도 그렇듯 가장은 투명 인간 같은 존재잖아요. 그런 면에서 가장들의 아픔과 슬픔이 담긴 의미있는 장면들도 많이 있죠. 공감도 많이 해주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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