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선수에 대한 미안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13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경기에 출전했던 엘리스 크리스티(24, 영국)가 자신의 반칙을 뉘우치지 않고 있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크리스티의 말을 인용해 “(실격 처리된 선수가) 나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종목 결승에서 크리스티는 초반 대혼란의 원인이 됐다. 스타트 후 첫 커브를 돌던 상황에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와 엉키며 1위로 달리던 박승희(22, 화성시청)까지 3명이 동시에 넘어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때문에 4위로 달리던 리지안루(중국)가 경쟁 없는 선두로 편하게 레이스를 마감, 어부지리 금메달을 땄다.

넘어졌다 다시 일어선 크리스티는 넘어진 3명의 선수들 중 가장 먼저 들어와 2위로 레이스를 끝냈다. 하지만 심판진은 크리스티와 폰타나의 충돌에서 크리스티의 과실이 있다고 보고 크리스티를 실격 처리했다. 실격된 크리스티는 8위로 추락했고, 기록상 3위 폰타나가 은메달, 4위 박승희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한동안 슬픔에 빠졌던 크리스티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크리스티는 “이 경기(500m)는 내 주종목이 아니라서 편했다.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며 남은 경기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크리스티는 자신의 주종목인 1000m와 1500m에서 다시 메달을 노린다.
한편 박승희가 500m에서 입은 무릎부상으로 1500m에 출전하지 못하게 된 한국은 대체선수로 조해리(28, 고양시청)를 내보내기로 했다. 심석희(17, 세화여고)와 김아랑(19, 전주제일고)은 예정대로 경기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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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