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4일은 발렌타이데이, 연인끼리 초콜릿을 주고받는 날이다. 이 시기가 되면 상점들은 초콜릿을 사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우리나라보다 더 확실하게 발렌타인데이를 챙기는 일본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야구선수들은 사랑하는 아내, 혹은 연인으로부터 직접 초콜릿을 받을 수 없다. 전지훈련이 한창인 시기이기 때문이다. 일부 선수들은 바다를 건너 온 초콜릿 택배를 받고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였지만, 대다수 선수들은 그냥 운동하는 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래도 2014년 발렌타인데이는 강민호 덕분에 롯데 선수들이 초콜릿 단 맛을 봤다. 롯데 훈련이 펼쳐지는 가모이케 구장에 도착하니 강민호는 열심히 초콜릿을 나눠주고 있었다. 그것도 하나씩 깔끔하게 포장이 되어 있었고, 분홍색 하트 모양 스티커가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었다.

그 초콜릿은 강민호가 여성 팬에게 받은 것이다. 그것도 일본 팬이다. 초콜릿 상자를 보니 '오사카시 메구미'라고 발송인 이름이 정확하게 적혀 있었다. 롯데 선수단 숙소에 도착한 초콜릿 한 박스 덕분에 이날 롯데 선수들은 오랜만에 기분도 낼 수 있었다.
한국야구 최고 스타인 강민호는 이제 그 영역을 해외로까지 넓혀가고 있다. 동료들도 "민호야 뭐 월드스타 아닌가"라면서 놀려대기 바빴다.
강민호는 그 여성팬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다. "작년 임수혁 선배님 돕기 행사때도 부산에 왔었다"고 '메구미 씨'를 떠올렸다. 물론 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게다가 그녀는 롯데 초콜릿을 롯데 박스에 담아 보내는 만점 센스까지 발휘했다. 어쨌든 '월드스타' 강민호 덕분에 롯데 선수단은 오랜만에 달콤한 초콜릿을 맛보고 운동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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