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뉴스로 수없이 듣고 SNS에 이어 당신의 모바일 메신저에도 등장하는 찌라시. 누가 만드는지, 어떻게 퍼지는지 알 수 없었던 찌라시를 다룬 영화 ‘찌라시: 위험한 소문’(이하 찌라시)이 나왔다.
14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증권가 찌라시를 그린 최초의 영화 ‘찌라시’(감독 김광식)가 베일을 벗었다. 출처도, 근거도, 실체도 없지만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를 뒤흔드는 이슈의 가운데 존재하는 위험한 소문, 찌라시에 대한 모든 것을 2시간의 러닝타임 동안 함축적으로 보여줬다.
증권가 찌라시로 모든 것을 잃은 매니저가 사설 정보지의 근원을 추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리얼 범죄 추격극 ‘찌라시’는 존재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 실체는 알지 못하는 증권가 찌라시의 제작과 유통과정, 그 속의 리얼한 비하인드를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 담아낸 작품이다.

한번 꽂힌 것은 끝을 보고야 마는 집념을 지닌 열혈 매니저 우곤 역을 맡은 김강우의 시선을 계속해서 쫓아가다 보면 어느 샌가 두 손을 움켜쥐고 있고 그 손에서는 땀이 배어 나온다. 우곤이 찌라시의 최초 유포자를 찾아내기 위해 찌라시 제작 과정을 역으로 추격해 가는 과정은 새로운 범죄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숨겨진 진실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 긴장감을 팽팽하게 당긴다.
우곤이 처한 억울하고 답답한 상황에도 관객들은 그와 함께 분노한다. 사회가 진실을 외면하는 걸 두 눈으로 확인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누구보다 우곤의 심정을 이해하며 우곤과 진실을 향해 간다.
그 과정 속에서 정보맨들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이르는 고급 정보들을 생산, 유통하는 모습은 뒤통수를 한방 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정보가 없으면 어떻게 해서든 만들어 내고, 그래서 의도치 않게 피해자가 양산되는 증권가 찌라시의 양면성이 충격을 더한다.
영화는 충격과 재미를 고르게 선사한다. 찌라시의 충격과 더불어 영화에 등장하는 스폐셜리스트들이 영화의 재미를 배가 시키는데 한 몫 한다. 정보수집에 열을 올리는 기업인들에게 사설 증권가 정보지를 제작하고 팔아넘기는 유통 전문가 박사장(정진영 분), 그 정보를 캐내고 확인하는 작업에 필수요소를 담당하는 도청 전문가 백문(고창석 분), 찌라시를 이용한 조작을 실행하고 이로 인해 골치 아픈 부차적 문제들을 조용히 무력으로 풀어가는 해결 전문가 차성주(박성웅 분)을 통해 관객들이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재미와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특히 스토리를 주도적으로 끌고 가는 김강우의 열연은 영화 ‘찌라시’를 더욱 강하고 견고하게 만든다. 끈질긴 집념과 진한 의리를 통해 거칠고 남자다운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가볍고 능청스러운 매력을 가지고 있는 우곤을 완전히 소화하며 관객들의 시선을 스크린에 고정시키는 힘을 보여준다.
한 번쯤 찌라시를 받아보고 호기심을 느꼈던 관객이라면 영화 ‘찌라시’가 그 궁금증을 해결해주지 않을까.
한편 영화 ‘찌라시’는 김강우, 정진영, 고창석, 박성웅, 박원상, 안성기 등이 출연하며 오는 20일 개봉한다.
kangs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