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귀국' 최재우, "좋은 소식은 평창에서 들려드릴게요"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2.15 13: 26

"후회없이 최선을 다해서 4년 뒤 평창에서 좋은 소식 들려드릴 수 있도록 할게요."
첫 번째 올림픽을 너무 일찍 접어야했던 최재우(20, CJ제일제당)의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잔뜩 묻어났다. 하지만 최재우는 소치에서 아쉬움보다 더 큰 자신감을 얻고 돌아왔다. 4년 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반드시 좋은 소식을 들려드리겠다는 당당한 자신감이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최재우는 프리스타일 모굴스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대표팀과 함께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올림픽 전까지만 해도 생소한 종목이었던 모굴스키지만 이날 공항에는 소녀팬들도 군데군데 모습을 비쳤다. 모굴스키의 '신성'으로 등장한 최재우를 기다리는 팬들이었다.

최재우는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로사 쿠토르 익스트림 파크에서 열린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모굴 2차 예선에서 회전동작 10.9점, 공중묘기 5.30점, 시간점수 5.70점을 받아 총 21.90점으로 2위에 올라 상위 10명에게 주어지는 결선 진출권을 획득했다.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 사상 첫 올림픽 결선 진출이다.
결선 1라운드에서 20명의 선수 중 당당히 10위에 올라 결선 2라운드에 진출하며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의 역사를 또 한 번 쓴 최재우는 상위 6명을 추려내는 결선 2라운드에서 게이트를 벗어나며 아쉽게 DNF(Did Not Finish, 경기를 끝까지 마치지 못한 경우) 판정으로 최하위를 기록, 메달매치인 결선 3라운드 진출이 좌절됐다. 내심 메달까지 바랐던 그이기에 아쉬움은 컸다.
하지만 "좋은 소식 못 가져다드렸다"고 말문을 연 최재우는 "아쉬움'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최선을 다했고 후회는 없다. 코스 이탈한 부분에 대해 아쉬움만 남을 뿐"이라며 웃은 최재우는 "내가 빨리 타려고 했다. 그러지 않았으면 무난하게 들어왔을 것이다. 하지만 목표가 컸기 때문에 도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며 자신의 선택에 후회는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코스 이탈로 DNF 판정을 받은 이유는 코스 이탈 때문이다. 게이트를 벗어나면서 코스 이탈 판정이 내려진 순간, 최재우는 속상한 마음에 폴대를 내동댕이쳤다. "조금 더 빨리 턴(회전동작)을 해야한다는 조급함이 있었던 것 같다"고 코스 이탈 이유를 설명한 최재우는 그 때의 심경을 묻자 "마음같아서는 다 던져버리고 싶었다"고 허탈하게 웃었다.
하지만 최재우는 이번 대회에서 값진 성과를 얻었다. "그래도 아쉬움만 남지, 다른 것은 없다. 첫 올림픽을 계기로 앞으로 4년이라는 시간을 더 많이 준비해야한다고 느꼈고, 또 열심히 해야한다고 느꼈다"고 이야기한 최재우는 "솔직히 운이 좋으면 몰라도,메달 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못했다. 월드컵같은 큰 대회서 메달을 딴 적이 한 번도 없었으니까. 아직 준비가 덜 됐다고 생각한다"며 남은 시간을 더 열심히 하겠다는 포부를 다졌다.
최재우의 미래는 곧 한국 모굴스키의 미래다. "올림픽 끝나고 (상위권)선수들이 많이 은퇴할 것 같다"며 농담 섞인 예측을 내놓은 최재우는 4년 후 평창을 바라보고 있다. "4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생각하면 길고 어떻게 생각하면 짧다. 그 시간 동안 후회없이 최선을 다해서 평창이라는 올림픽에서 좋은 소식 가져다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에 그의 미래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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