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이 가장 아쉽죠. 준비한 걸 제대로 못하고 와서 그게 제일 아쉬운데..."
서정화(24, GKL)의 두 번째 올림픽은 짙은 아쉬움을 남긴 채 끝났다. 부상으로 100%를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 속에 대회를 마친 서정화는 모굴스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대표팀과 함께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한국 여자 모굴스키의 '간판'인 서정화는 이번 대회에 사촌동생 서지원(20, GKL)과 함께 나서 결선 진출을 꿈꿨다. 하지만 부상으로 인해 6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1차 예선에 불참했고, 투혼을 발휘해 나선 2차 예선에서는 14.16점을 받아 14위를 기록하며 상위 10명에게 주어지는 결선 진출권 획득에 실패했다.

부상의 여파가 컸다. 서정화는 1차 예선 당일, 경기 직전 훈련 중 점프대에서 도약하고 내려오다 착지가 불안해 눈밭을 굴렀다. 머리 쪽에 충격을 받은 서정화는 현지 구조대의 도움으로 병원에 옮겨졌고, 2차 예선 출전도 불투명한 상황을 맞았다. 그러나 올림픽을 이대로 끝낼 수 없었던 서정화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2차 예선 출전을 강행했다.
결과는 결선 진출 실패로 돌아왔지만,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당시 기록한 21위에 비해 순위를 일곱 계단이나 끌어올렸다. 이미 끝난 경기에 가정은 무의미하지만, 부상이 아니었다면 결선 진출도 충분히 노려볼만한 상황이었다.
사실 서정화의 부상은 경기 당일 구르면서 생긴 머리 부상뿐만이 아니었다. 경기 이틀 전 연습 과정에서 팔을 다쳐 주사를 맞고 테이핑을 한 상태로 계속 스키를 탔다. 부상이 있는 상황에서 머리까지 다치면서 도저히 1차 예선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 된 것.
이날 귀국장에서 만난 서정화는 "부상이 가장 아쉽다. 준비한 걸 제대로 못하고 와서 그게 제일 아쉬운데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으까"라며 "주어진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후회는 없다"고 옅은 미소를 보였다. 서정화는 부상당한 팔의 정밀검진과 치료를 위해 가장 먼저 병원을 찾을 예정이다.
두 번째 올림픽을 마친 서정화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번 시즌 대회가 남기는 했는데 몸 상태에 따라 참가여부는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설명한 서정화는 "다음 시즌부터 평창을 준비하겠다. 소치는 준비하는 시간이 1, 2년이라 좀 짧았는데 평창은 앞으로 4년이 남았으니 더 많은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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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