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디 포스터에 이어 엘렌 페이지다. 1962년생인 포스터에 이어 1987년생인 페이지가 자신의 성정체성을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이나 TV쇼,인터뷰가 아닌, 자신들이 의미를 둔 장소에서 온전히 본인을 드러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포스터의 장소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장이었다. 배우인 그에게 가장 영광스러운 자리가 아닐 수 없다. 그는 지난 해 1월 1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LA 비버리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 7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평생공로상에 해당하는 '세실 B.데빌 상'을 수상해 무대에 올라 소감을 밝히며 이 같은 사실을 직접 공개했다.
당시 포스터는 "난 50살이다"라고 유쾌하게 외치며 "오늘 나는 모두에게 처음으로 고백하려고 한다.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던 것을 공개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 약간 긴장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난 싱글이다. 실은 아주 오래 전에 커밍 아웃을 했다. 내가 신뢰할 수 있는 지인이나 가족, 동료들을 알고 있다"라며 "실제로 만난 여성에게도 밝힌 바 있다"고 덧붙였다.
포스터는 또 "모든 유명인들은 사생활을 기자회견이나 리얼리티 쇼에서 드러낼 것으로 기대되지만 난 아니다"라고 말해 뜨거운 박수세례를 받았다.
영화 '의뢰인'과 '양들의 침묵'으로 2차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현재 감독이자 제작자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그는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지적인 여배우였다. '피고인', '양들의 침묵', '써머스비', '매버릭', '컨택트', '패닉룸' 등 장르를 불문한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세계적인 배우로 자리매김했던 그는 이미 동성애자란 소문이 파다했지만, 많은 동료 배우들과 연인 앞에서 떳떳히 자신을 공개하는 것을 선택했다.
세대가 다르지만, 역시 할리우드의 주목받는 여배우 페이지 역시 포스터처럼 동성애자 소문이 많았던 여배우. 영화 '주노', '엑스맨', '인셉션' 등으로 유명한 그가 자신을 솔직히 밝히는 장소로 선택한 곳은 자신이 가장 떳떳하고 쉽게 공감을 받을 수 있는 곳이었다.
그는 지난 14일 미국 네바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발리 호텔에서 열린 인권 캠페인 'Human Rights Campaign's THRIVE conference benefiting LGBTQ youth'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인사말을 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 그는 "내가 오늘 여기에 참석한 이유는 나는 게이이기 때문이다"라고 관중들을 향해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나는 다른 사람들을 좀 더 다르고 쉽게 도울 수 있고, 사회적 의무감과 책임도 느낀다"라고 전하며 "감추고 거짓말 하는 것에 지쳤다. 내 영혼과 정신과 관계가 고통받았다. 나는 오늘 온전히 내 자신으로 이 자리에 섰다"라고 자신감 있게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밝혀 큰 호응을 받았다.
페이지는 1997년 영화 '핏 포니'으로 데뷔한 후, 독특한 개성과 연기력으로 할리우드의 사랑을 받아왔다. 2007년 '주노'로 국내에도 팬층을 형성하기 시작했고 이후 '트레이시:파편들', '스마트 피플', '위핏', '이스트' 등에 출연했으며 특히 2010년 '인셉션'의 애리어든 역으로 큰 인상을 남겼다. 2008년 제17회 MTV영화제 최고의 여자배우상, 2011년 제20회 MTV영화제 최고의 공포연기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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