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컬링대표팀이 세계랭킹 3위의 영국을 맞아 9엔드 선공서 2점을 스틸하며 8-7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신미성(36)과 김지선(28) 이슬비(26) 김은지(25) 엄민지(23, 이상 경기도청)으로 구성된 여자 컬링대표팀(세계랭킹 10위)은 15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큐브 컬링센터에서 열린 컬링 라운드 로빈 세션 8 영국과 경기서 9엔드 2점을 스틸하며 8-7로 전세를 뒤집었다.
출발은 산뜻했다. 1엔드 후공으로 시작한 한국은 4번째 투구서 더블 테이크아웃에 성공하며 기회를 잡았다. 이후 마지막 투구서 하우스 안에 스톤을 정확히 올려놓으며 2-0으로 앞서나갔다.

2엔드서 한국은 7번째 투구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영국에 기회를 내줬다. 영국은 7번째 투구서 스톤을 하우스 안에 위치시키며 총 4개의 스톤이 점수로 연결되도록 만들었다. 위기를 맞은 한국은 마지막 투구서 더블 테이크아웃을 시켰지만 영국이 마지막 스톤을 하우스 안에 올려놓으며 3-2로 역전에 성공했다.
3엔드를 득점 없이 마친 한국은 4엔드와 5엔드서 연이어 1점을 허용하며 2-5로 뒤진 채 6엔드를 맞았다. 후공으로 시작한 한국은 6엔드 7번째 투구서 영국이 두께 조절에 실패하며 기회가 찾아왔다. 한국은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7번째 투구서 좋은 위치에 스톤을 올려놓은 뒤 마지막 투구서 테이크아웃에 성공하며 2점을 획득, 4-5로 바짝 추격한 채 7엔드를 맞았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7엔드 3번째 투구서 더블 테이크아웃에 성공했다. 영국도 물러서지 않았다. 곧바로 이어진 투구서 한국의 가드를 쳐냄과 동시에 하우스 안에 있던 한국의 스톤을 테이크아웃시켰다. 한국과 영국은 6번째 투구서도 테이크아웃을 주고 받으며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마지막에 승부가 갈렸다. 한국의 마지막 투구가 조금 부정확하면서 영국이 2점을 획득, 7-4로 달아났다.
8엔드 후공의 기회를 잡은 한국은 대량득점을 노렸다. 7번째 투구서 테이크아웃에 성공하며 총 3개의 스톤을 하우스 안에 올려놓았다. 한국은 마지막 투구서 버튼 가까이 스톤을 위치시키며 2점을 획득, 6-7로 바짝 추격했다.
9엔드 초반 한국은 후공을 잡은 영국의 공격적인 투구에 고전했다. 영국은 5번째 투구까지 하우스 안에 4개의 스톤을 올려놓으며 한국을 압박했다. 하지만 한국은 6번째 스톤을 버튼 가까이 정확히 위치시키며 영국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결국 영국은 6번째 투구서 자신의 스톤을 테이크아웃 시키는 결정적인 실수를 범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한국은 7번째 스톤을 버튼 근처에 올려놓으며 영국이 쉽게 점수를 얻지 못하도록 방해했다. 한국은 결국 2점을 얻으며 8-7로 짜릿한 재역전에 성공했다.
영국전은 실로 중대한 일전이다. 일본과 함께 2승 3패 공동 7위를 기록 중인 한국은 4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영국을 잡아야 한다. 한국은 지난 14일 중국과 경기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8엔드 기권을 선언, 3-11로 완패를 당했다. '개최국' 러시아전서 보여줬던 자로 잰 듯한 투구와 강인한 집중력이 실종된 모습이었다.
퇴로는 없다. 5전 전승으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캐나다(세계랭킹 2위)와 4승 1패로 그 뒤를 바짝 뒤쫓고 있는 스웨덴(세계랭킹 1위)은 2강으로 분류된다. 사실상 남은 준결승 티켓은 2장이다. 3승 2패로 공동 3위에 올라 있는 중국(세계랭킹 5위)과 영국, 3승 3패로 공동 5위에 자리한 러시아(세계랭킹 8위)와 스위스(세계랭킹 4위), 그리고 일본(세계랭킹 9위) 등 5개 국과 경쟁을 해야 한다.
한국의 남은 3경기는 오는 16일 덴마크전을 시작으로 미국(17일), 캐나다(18일)전이다. 캐나다는 힘든 상대지만 덴마크와 미국(이상 1승 5패)은 공동 9위로 최하위권을 형성하고 있어 한국이 해볼 만한 상대다. 때문에 영국전이 4강행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dolyng@osen.co.kr
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