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안’ 안현수(29, 러시아)가 결국 조국 러시아에 금메달을 선사했다.
안현수는 15일 오후 9시 30분(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전에서 한국의 신다운을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점을 통과했다. 이로써 안현수는 러시아 쇼트트랙에 역사상 첫 금메달을 안긴 역사적 주인공이 됐다. 또 2006년 토리노 올림픽 3관왕 후 8년 만에 돌아온 올림픽에서 완벽하게 재기에 성공했다.
안현수의 스케이팅은 한마디로 ‘차원이 달랐다.’ 안현수는 준준결승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찰스 해믈린(캐나다)와 한 조로 경기를 펼쳤다. 라이벌들은 안현수가 선두를 달릴 때보다 뒤에서 추격할 때 오히려 불안감을 느끼기 마련이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가운데 안현수에게 언제 역전을 허용할지 불안감이 앞섰던 것. 해믈린은 레이스 도중 균형을 잃고 넘어지는 불운을 겪었다.
해믈린이 실격된 가운데 안현수를 저지할 선수는 없었다. 안현수는 러시아 2명, 중국 2명이 맞붙은 준결승에서 여유가 넘쳤다. 가장 늦게 따라가며 중국선수들을 방심하게 만들었다. 2바퀴를 남기고 폭발적인 스피드로 따라붙은 안현수는 결국 대역전극을 펼치며 조 1위로 골인했다. 완벽한 스케이팅 기술과 노련한 경기운영의 결과였다.
결승전에서 신다운은 안현수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동료의 지원사격까지 등에 업은 안현수는 독주 끝에 가볍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현수는 쇼트트랙에서 적수가 없는 ‘빙상위의 마이클 조던’이었다. 한국빙상계가 강제로 폐위시켰던 황제가 완벽한 모습으로 돌아와 한국의 메달 획득을 가로막았다. 안현수의 스케이팅은 그야말로 클래스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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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수 / 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s1011@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