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메달을 땄을 때 울고 싶었다, 하지만 참았다."
'황제의 귀환'이었다. 안현수(29, 러시아명 빅토르 안)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전에서 한국의 신다운을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점을 통과했다. 이로써 안현수는 러시아 쇼트트랙에 역사상 첫 금메달을 안긴 역사적 주인공이 됐다. 1500m 동메달리스트인 안현수는 메달을 두 개로 늘렸다.
안현수는 이날 경기 후 북받치는 감정을 쏟아냈다. 1500m에서 첫 번째 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만 해도 마음 속으로 잘 갈무리했던 감정들이 쏟아져나왔다. 빙판에 엎드려 키스하며 안현수는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러시아 국제 라디오 방송국인 '러시아의 소리'는 안현수가 "소치에서 1500m 동메달을 땄을 때 울고 싶었다. 하지만 참았다"며 "나는 8년 동안이나 새로운 금메달을 따기 위해 노력했고, 오늘 그 즐거움을 만끽했다"고 기쁜 심정을 털어놨다고 전했다.

이날 안현수는 러시아 쇼트트랙의 역사를 송두리째 바꿨다. 안현수의 금메달과 동메달, 그리고 이날 은메달을 따낸 블라디미르 그리고레프의 활약으로 러시아 쇼트트랙 사상 첫 금, 은, 동메달을 이번 대회서 수확하게 된 것. 안현수는 "우리가 세운 전략과 계획이 잘 맞아떨어졌다. 블라디미르와 나는 전략을 세웠고, 그 결과 시상대의 첫 번째와 두 번째 자리에 설 수 있게 됐다"며 '전략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한국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 팀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다. 내가 한국 기사에 등장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것"이라며 후배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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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