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올해 마무리는 켄리 잰슨(27)으로 굳어져가는 분위기다. 그러나 모든 경쟁이 종료된 것은 아니다. 스프링캠프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브라이언 윌슨(32)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어서다. 윌슨의 마무리 기용을 점치는 전망도 나와 관심을 모은다.
미 스포츠전문채널 ‘ESPN’의 컬럼니스트 짐 보든은 16일(이하 한국시간) 스프링캠프 공식 개막에 맞춰 ‘스프링캠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용감한 예언 10가지’를 발표했다. 기자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객관적인 근거에 기반한 주장으로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 중 하나가 윌슨의 마무리 기용설이었다.
다저스는 지난해 개막 마무리였던 브랜든 리그가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 결과 불펜이 연쇄 붕괴 상태에 이르렀다. 구세주는 잰슨이었다. 중반 이후 다시 마무리 보직을 꿰찬 잰슨은 안정적인 투구로 다저스의 뒷문을 지켰다. 지난해 성적은 75경기에서 4승3패28세이브 평균자책점 1.88. 피안타율은 1할7푼7리에 불과했고 이닝당출루허용률(WHIP)도 0.86이었다. 특급 피칭이었다.

이런 잰슨이 올해도 다저스의 수호신으로 활약하는 모습은 어렵지 않게 그릴 수 있다. 그러나 변수는 있다는 시각이다. 보든은 오히려 “윌슨이 개막전 마무리 투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잰슨이 8회 셋업맨 임무로 이동할 것”이라는 용감한(?) 예언을 내놨다. 보든은 그 근거로 “윌슨의 구위는 지난 시즌보다 나아질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시절 그가 가장 좋았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윌슨은 샌프란시스코 시절이던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 연속 36세이브 이상을 따낸 특급 마무리 출신이다. 2010년에는 48세이브에 평균자책점 1.81을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로 군림했다. 그러나 팔꿈치 부상으로 2012년을 사실상 날렸고 결국 방출의 설움을 맛봤다. 이런 윌슨이 재기에 성공한 곳은 다저스였다. 다저스는 보험용으로 영입한 윌슨이 대박을 치며 불펜에 힘을 더했고 결국 올해 1년 1000만 달러(약 106억 원)에 재계약했다.
잰슨이 한 발 앞서가는 추세지만 윌슨이 지난해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다면 마무리 자리도 노려볼 만하다. 윌슨은 지난해 18경기에서 13⅔이닝을 던지며 2승1패 평균자책점 0.66의 거의 완벽한 투구를 뽐냈다. 피안타율(.178)과 WHIP(0.88)에서도 잰슨과 거의 대등한 성적이다. 부상을 완벽하게 털어낼 올해 더 좋은 성적을 예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흥미로운 경쟁이 될 수도 있다.
한편 나머지 9가지 예상 중에는 맷 켐프(LA 다저스)가 스프링캠프에 공식 시범경기에 불참하는 것, 토론토가 우발도 히메네스나 어빈 산타나 중 한 명을 영입하는 것, 스티븐 드류가 헐값에 뉴욕 메츠와 계약하는 것, 맥스 슈어저가 디트로이트와 연장계약에 합의하는 시나리오 등이 손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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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