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의 전성기는 언제였나요? 전 지금입니다!”
유병훈(24, LG)이 소위 말하는 ‘인생경기’를 했다. 유병훈은 15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라운드 전자랜드전에서 21점을 몰아치며 팀의 91-79 대승을 이끌었다.
21점은 유병훈의 프로데뷔 후 최다득점기록이었다. 유병훈은 고비 때마다 내외곽에서 슛을 펑펑 터트렸다. 가뜩이나 데이본 제퍼슨(29점, 11리바운드)을 막지 못해 고전했던 전자랜드는 유병훈의 활약에 K.O. 펀치를 얻어맞았다.

경기 후 수훈선수로 선정된 유병훈은 “기분은 좋다. 54경기 중 한 경기라고 생각하고 임했다. 전자랜드가 앞선 수비가 압박할거라 예상했고, 우리도 적극적으로 하면 더 쉽게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대답했다. 자신의 ‘인생경기’가 21점에 머물지는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아마추어시절 유병훈은 190cm의 장신 포인트가드로 주목을 받았다. 중앙대시절에는 장재석, 임동섭, 이대성, 정성수, 김현수와 함께 뛰며 포워드까지 소화한 멀티플레이어다. 하지만 프로에 오면서 포지션이 약간 애매해진 감이 있다. 그는 “(김)시래 형이 뛰면 내가 2번을 해준다. 때론 시래 형과 같이 1번도 뛴다. (포지션이) 어중간하기보다 1-2번을 모두 소화할 줄 안다”며 장점을 부각했다.
김진 감독도 김시래와 유병훈의 ‘투가드’에 만족한 표정이다. 김 감독은 “유병훈이 득점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지난 시즌을 부상으로 접고 올 시즌 준비를 많이 했다. (김)시래와 둘이서 포인트가드를 보면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백업으로 나왔을 때 상황이 더 어려운 데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공격성향이 있고, 팀에 필요한 부분을 잘 안다. 기대되는 선수”라며 마르지 않도록 칭찬을 했다.
유병훈은 2012년 10월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LG에 입단했다. 기대가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데뷔시즌 부상으로 29경기 출전에 그쳤다. 유병훈은 “작년이 너무 아쉬웠다. 올 시즌 임하는 각오가 남달랐다. 3순위라는 부담은 없었다. 좋은 픽에 뽑혀서 꼭 부흥해야겠다보다 팀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올 시즌 목표를 묻자 유병훈은 “무조건 우승이다. 시즌 끝나기 전까지 그것 하나만 바라본다”며 곧바로 대답했다. 유병훈의 고속성장으로 LG는 가드진까지 탄탄해졌다. 창단 첫 우승은 충분히 가능한 목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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