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운 선수층을 자랑하는 두산 베어스의 경쟁은 이번 시즌에도 계속된다.
두산이 끊임 없는 경쟁을 통해 주전 못지않은 백업 찾기에 나서고 있다. 일본 미야자키에서 전지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두산은 지난 15일 첫 자체 청백전을 실시했다. 경기는 9이닝이 아닌 7이닝으로 진행됐고, 청팀이 5-2로 승리했다. 청팀 4번 홍성흔은 3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활약해 MVP에 선정됐다.
올해 역시 중심타선에서 활약할 것으로 보이는 홍성흔의 활약이야 새삼 놀라울 것이 없지만, 주목할 것은 현재 주전으로 분류되지 않고 있는 선수들의 분전이다. 이들은 주전이 빠질 경우 찾아올지 모르는 기회를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오재일이다. 1루수라는 포지션 때문에 외국인 타자 호르헤 칸투와 경쟁하게 됐지만, 오재일은 주전 못지않은 한 방을 갖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백팀 3번 오재일은 청팀 선발 유희관을 상대로 동점 투런홈런을 터뜨렸다.
그러자 청팀의 오장훈도 힘을 냈다. 6번으로 나선 오장훈은 양 팀의 2-2로 맞서고 있던 5회초 여정호의 공을 받아쳐 솔로홈런을 뽑아냈다. 이 홈런은 결승타가 됐다. 롯데 시절부터 거포 유망주로 주목 받았던 오장훈은 롯데에서 꽃을 피우지 못해 2012 시즌을 앞두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 유니폼을 입은 선수다. 1군에서 기회를 얻는다면 칸투와 오재일을 받치는 백업 1루수이자 대타 요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오재일과 오장훈은 서로를 보완해줄 수 있는 카드다. 칸투가 휴식을 취하는 날이라면 둘 중 한 선수가 선발 출장할 수 있는데, 좌타자인 오재일과 우타자인 오장훈은 상대 투수나 상황에 따라 번갈아 나설 수 있다. 현재로서는 칸투가 우타자라는 점과 지난 시즌 보여준 활약에 의해 오재일에게 더 많은 기회가 갈 전망이지만 오장훈도 가능성은 지니고 있다. 1루에는 한화 출신의 김강도 있어 백업 경쟁마저 치열하다.
외야 역시 경쟁이 뜨겁다. 이미 송일수 감독이 김현수만큼은 주전 좌익수로 고정했지만, 아직 남은 외야 두 자리의 주인공은 결정되지 않았다. 정수빈과 민병헌이 각각 중견수와 우익수 후보로 가장 앞서 나가고 있지만, 나머지 선수들에게도 아직 기회는 있다.
공교롭게도 외야 경쟁 후보들은 나란히 이 경기에서 안타를 기록했다. 청팀 1번 박건우는 3타수 2안타 1볼넷 2득점으로 공격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외에 백팀 5번 장민석은 3타수 1안타, 8번 오현근도 2타수 1안타로 출루에 성공했다. 이들은 모두 빠른 발을 지녀 누가 경기에 나오더라도 상대 내야를 흔들 수 있다.
전 포지션의 3인 경쟁 체제도 꿈이 아니다. 내야의 경우 오재원과 고영민이 2루에서 경쟁을 펼치고 허경민, 최주환, 최영진, 양종민 등 여러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선수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어 두산은 각 포지션별로 3명이 경쟁하는 구도가 될 수 있다. 송일수 감독 또한 이번 캠프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을 정도로 두산 야수진의 경쟁은 팀 전력에 있어 분명한 상승의 요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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