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 SK 중심타선 경쟁 뛰어들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2.16 13: 00

SK의 경쟁구도가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라인업이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중심타선 구성을 놓고 이만수 감독의 실험이 시작된 모습이다. 최정, 루크 스캇, 박정권의 유력 구도에 김상현(34)도 가세했다.
플로리다에서 열린 1차 전지훈련을 마무리한 SK는 지난 12일 2차 전지훈련이 기다리고 있는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했다. 시차 적응을 마무리하고 다시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는 SK 선수들은 14일과 15일에 걸쳐 한화와 연습경기를 치르며 컨디션을 조율했다. 연습경기라 승패보다는 이 감독의 타선 구상이 관심을 모았던 것이 사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김상현이다.
SK의 중심타선은 외국인 타자이자 메이저리그(MLB) 통산 135홈런의 주인공 루크 스캇의 영입으로 한층 나아진 전력이 기대되고 있다. 일단 이 감독은 스캇을 4번 후보로 보고 있다. 최정이 3번 타순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가운데 플로리다 자체 홍백전부터 스캇을 꾸준하게 4번으로 투입했다. 최정과 스캇의 시너지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고 있는 것이다.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경쟁이 시작된 모양새다.

이 자리는 지난해 후반기 4번을 친 박정권이 유력했다. 박정권은 지난해 후반기 51경기에서 타율 3할1푼5리, 9홈런, 32타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스캇을 5번으로 둘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도 다 박정권의 강렬한 인상 때문이었다. 하지만 오키나와에서 가진 두 차례의 연습경기에 5번 타자로 나선 선수는 김상현이었다. 14일 경기에서는 결승타를 포함, 5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고 15일 경기에서도 선발 지명타자 및 5번으로 경기를 소화했다.
지난해 김상현은 트레이드라는 회오리 속에서 고전했다. SK의 4번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로 기대를 모았으나 성적이 썩 좋지 않았다. 113경기에서 타율 2할3푼6리, 7홈런, 37타점에 그쳤다. 후반기 타율은 2할1푼9리까지 떨어졌다. 극심한 부담감이 어깨를 짓누른 탓이었다. 하지만 올해를 앞두고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그 결과 플로리다 캠프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여준 선수 중 하나에 포함되기도 했다. SK의 올해 캠프 첫 홈런도 김상현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물론 연습경기 라인업이 시즌 끝까지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당장 스캇이 지명타자로 들어올 경우 김상현은 외야로 나가야 한다. SK의 외야 깊이를 고려하면 경쟁에서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며 경쟁 구도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이다. 스캇, 박정권과 한동민이 모두 좌타자라 우타 요원인 김상현과 이재원의 몫이 중요하기도 하다. 김상현이 2009년 리그 최우수선수(MVP)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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