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수들하고 비교해도 번트 정말 잘 댄다니까."
롯데 전지훈련 캠프가 열린 16일 일본 가고시마 가모이케구장. 롯데 선수단은 청백전에 앞서 오전 타격훈련에 한창이었다. 야수들은 조를 나눠 프리배팅·번트·티배팅 순환훈련을 실시했다.
이때 번트훈련을 하던 선수 중 눈길을 끄는 이가 있으니 바로 루이스 히메네스(32)다.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 유니폼을 입은 히메네스는 롯데가 애타게 기다리던 거포형 선수다. 쳤다 하면 담장을 넘기기 일쑤라 히메네스 프리배팅은 롯데 캠프 명물 구경거리 중 하나로까지 자리잡았다.

이제껏 호쾌하게 방망이를 돌리기만 했던 히메네스는 번트훈련도 진지하게 받았다. 피칭머신에서 날아오는 공을 기다렸다가 정해진 구역으로 정확하게 번트 타구를 굴렸다. 이 장면을 지켜보던 롯데 김시진 감독은 "우리 선수들과 비교해도 번트 실력이 부족하지않다. 원래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선수들이 번트를 더 잘 댄다"고 말했다.
히메네스는 올 시즌 롯데 중심타선에서 활약할 예정이다. 번트를 시도할 기회 자체가 적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히메네스가 번트 연습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유비무환'이다.
김 감독은 "야구에서는 언제 어떤 상황이 생길지 알 수 없다. 정말 중요한 경기에서 한 점이 필요할 때라면 중심타자라도 번트를 대야 할 때가 있다. 그게 1년에 한 번이라도 미리 훈련을 해야 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작 히메네스가 정규시즌에 희생번트를 시도할 가능성은 낮다. 작년에도 롯데 중심타자였던 손아섭과 강민호가 1년 동안 기록한 희생번트는 단 1개였다. 그래도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를 상황을 위해 겨울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김 감독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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