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진짜 사나이'가 오랜만에 '진짜 예능감'을 뽐냈다.
군대 문화에 서툰 '구멍'을 통해서다. 그동안 출연자들이 너무나 적응을 잘한 나머지, 다소 다큐멘터리에 가까워졌던 '진짜 사나이'가 16일 세 신병을 확보하면서 다시 웃음 포인트를 제대로 살리게 됐다. 역시 군생활을 다룬 예능은 어리바리한 '구멍'이 있어야 재미가 살아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실히 하게 된 셈이다.
헨리의 활약은 실로 대단했다. 가수 생활 중에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외국인 특유의 4차원 발언과 솔직하고 유쾌한 모습으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그는 '진짜 사나이'에서도 '너무' 해맑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하이브리드 구멍에 등극했다. 외국인으로서 불편을 겪던 샘 해밍턴보다 한국 문화를 더 모르는 데다, 아이돌로서 측은지심을 유발하던 박형식의 매력이 적절히 섞여 그야말로 '절대 구멍'으로 자리잡았다.

영화로 군생활을 배운 그는 군대용이라며 선글라스를 가져오고, 건강을 체크하는 질문에 긴장감 때문에 가슴이 두근댄다고 말하는가 하면 키를 묻는 질문에 아침에는 "0.2cm가 더 크다"고 답하는 등 군 문화를 전혀 모르는 모습이었다.
캐나다에서 자란 중국인인 그는 군대에 대해 전혀 아는 게 없었던 것. 샘 해밍턴과 마찬가지로 관등성명은 버벅거리기 일쑤고, 조교의 말을 잘 못 알아듣고 반대로 행동하는 등 사고는 계속됐다. 조교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눈을 찡긋하며 인사를 건네다 혼났으며, 풍부한 제스쳐는 장난치지 말라는 경고를 계속 유발했다.
예상보다 엄격한 분위기에 그는 "군대는 나와 맞지 않다"고 토로한 상황. 방송 초반에는 장난스러운 그의 모습이 너무 웃겼다는 의견과 그래도 군대인데 너무했다는 의견으로 나뉘기도 했지만, 그가 진지해지고 자주 혼나면서 이후 어떤 성장담을 보여줄 것인지 기대감이 높아지게 됐다. 아마 성장 그 전후의 차이가 가장 큰 병사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는 제일 큰 기대주이기도 하다.

케이윌이나 박건형도 그리 에이스는 아니라는 점에서, '진짜 사나이'는 신선한 캐릭터를 다수 확보하게 됐다고 볼 수도 있다. 케이윌은 가장 바짝 군기가 들어있음에도 자꾸만 틀리고 어색해하는 엉성한 모습으로 웃음과 짠함을 동시에 자아냈다. 감미로운 발라드를 부르고, 예능에서 끼를 발산하던 그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혹시나 실수할까봐 걱정에 시달리고 홀로 지적당하는 모습이 발라드 가수의 새 면모를 보여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건형은 군 생활에 이미 익숙하다는 점에서는 장혁, 류수영 등과 겹칠 수 있지만, 그보다는 좀 더 장난끼 있고, 의외의 허당의 모습도 갖고 있어 또 다른 차별화를 기대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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