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이 수상하다. 이 기세라면 두 시즌에 걸쳐 내려왔던 SBS '일요일이 좋다-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 시즌 3(이하 'K팝스타3')'의 여풍전통도 깨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16일 오후 방송된 'K팝스타3'에서는 그동안 화제를 모았던 여성 출연자들이 심사위원의 혹평을 받는 반면,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를 이끌어내는 남성 출연자들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된 출연자들 중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를 받아낸 사람은 모두 남자, 샘 김과 한희준이였다. 감미로운 보이스에도 불구, 불안한 박자감을 지적받았던 샘 김은 엄청난 성장세로 심사위원 전원의 극찬을 받아냈다. 그는 본무대에 앞서 많은 걱정을 표했다. 앞서 한 차례 패배의 쓴맛을 안겼던 짜리몽땅과의 대결도, 그리고 줄곧 지적받아왔던 박자도 걱정이었다. 그는 "박자가 걱정이다. 그래서 메트로놈에 맞춰 연습을 했다. 덕분에 보컬에 많은 자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리고 무대에 오른 그는 이전처럼 노래를 부르면서 박자가 빨라지는 경향을 전혀 보이지 않은 채 안정적으로 곡을 이끌어갔다. 그리고 이에 환상적인 기타 실력까지 더해지니 곡은 더욱 풍성해졌다. 라디의 '아임 인 러브(I'm in love)'를 샘 김은 자신만의 스타일로 불러내며 여심을 흔드는 감미로운 보이스까지, 심사위원들은 그런 그의 모습에 "안테나 뮤직에 잘 갔다. 좋은 스승을 만난 것 같다. 지적할 것이 없다. 배틀 오디션에서 가장 놀라운 무대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YG의 트레이닝을 받은 한희준도 반전의 주인공이었다. 그간 "감정이 없다. 가식적이다" 등의 평가를 받아왔던 그는 본 무대에 앞서 이에 대한 걱정을 털어놓았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엄청 떨고 있는데 왜 떠는 척 하냐는 이야기를 들으면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밝힌 것.
이에 너는 누구냐라는 질문을 던진 양현석의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자신의 고향까지 찾아갈 정도로 노력을 기울인 그는 현재 자신의 심정을 가장 잘 대변하고 있는 김범수의 '지나간다'를 선곡, 진심을 담은 노래로 박진영, 유희열의 마음을 완전히 움직이는데 성공했다. 심지어 '지나간다'를 작곡한 박진영마저 "심사를 할 수 없게끔 만들었다. 이 곡을 만들었을 당시 무척 아팠는데 그 때 아팠던 기억이 떠올랐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반면 'K팝스타3'의 여풍을 이끌어왔던 여성 출연자들은 혹평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이날 짜리몽땅은 당초 무대에서 선보이려 했던 '난 알아요' 대신 조지 미카엘 '페이쓰(Faith)'을 들고 나왔다. 중간평가때 나온 심사위원들의 조언을 받아들인 특단의 조치였다. 하지만 무대를 3일 남겨 놓고 곡을 바꾼 것은 짜리몽땅에게 결과적으로는 독이 됐다. 짜리몽땅은 특유의 짜임새 있는 화음 대신 불안한 화음과 음정으로 심사위원의 지적을 받았다. 박진영과 유희열은 "연습 부족이다. 불안했다. 화음도 안 맞았다"고 처음으로 짜리몽땅에게 혹평을 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결국 짜리몽땅은 보류 판정을 받으며 생방송 진출이 불투명하게 됐다. 특히나 늘 완벽한 무대를 보여왔던 짜리몽땅이었기에 이와 같은 결과는 보는 이들에게도 충격으로 다가왔다.
'신동' 소리를 들었던 완전채는 비의 '잇츠 레이닝(It's Raining)'을 선곡해 기대 이상의 무대를 선보였지만 완벽한 춤과는 다르게 다소 부족한 노래 실력으로 양현석에게 "아쉽다"는 평을 받아야 했다. 게다가 풍부한 소울로 매 방송 때마다 화제를 모았던 장한나는 재즈보컬로의 변신을 시도, 이은하의 '미소를 띄우며 너를 보낸 그 모습처럼'을 열창했지만 돌아온 건 혹평이었다. 박진영과 유희열은 "누군지 모르겠다. 장한나만의 강점이 없어졌다"고 지적했고 트레이닝을 맡은 양현석 역시 "장한나는 좀 만 더 하면 잘 할 것 같은데 늘 부족하다. 울화통이 터진다"고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결국 두 팀 모두 보류 판정을 받으며 생방송 진출의 빨간불이 켜졌다.
시즌 1부터 시즌 2까지, 'K팝스타'는 다른 오디션들과는 달리 여풍이 강세였다. 시즌 1의 우승자는 박지민, 여성 출연자였고 TOP3 역시 모두 여자였다. 시즌 2에선 좀 나아졌지만 그럼에도 상대적으로 주목을 많이 받았던 출연자들은 대부분 여자였다. 때문에 'K팝스타'의 전통으로 '여풍'이 뽑힐 정도.
이번 시즌 역시 초반 여성 참가자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며 그 공식이 성립되나 싶었지만 생방송 진출권을 앞두고 남자 출연자들이 급부상 하고 있다. 과연 이 기세를 몰아 남성 출연자들의 반격이 시작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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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스타3'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