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선전한 男 봅슬레이, 미래가 더 밝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2.17 04: 11

 
남은 경기에서 선전하면 목표했던 성적도 이룰 수 있다. 더 기대되는 것은 4년 뒤다.
봅슬레이 남자 대표 선수들이 2인승 경기에서 희망을 썼다. 원윤종(29)-서영우(23, 이상 경기연맹) 조와 김동현(27)-전정린(25, 이상 강원도청) 조는 17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소치의 산키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2014 소치 올림픽 봅슬레이 남자 2인승 경기에 나서 2차 레이스까지 마쳤다.

둘 중 성적이 좋았던 원윤종-서영우 조는 합계 1분54초61의 기록으로 19위에 올랐다. 지난해 3월 미국에서 열린 아메리카컵 7차 대회에서 남자 2인승에 나서 한국 봅슬레이 최초로 국제대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 원윤종-서영우는 2014 아메리카컵 종합우승에 빛나는 실력을 올림픽에서도 아낌없이 뽐냈다. 3차시기 이후 계속해서 기록을 단축해 나간다면 목표했던 15위 수준의 순위도 불가능은 아니다.
김동현-전정린 조도 선전했다. 합계 1분55초54를 기록한 김동현-전정린 조는 25위에 랭크됐다. 20위까지 출전할 수 있는 4차시기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3차시기에 큰 반전을 이뤄내야 하지만, 1차시기보다 2차시기에 기록이 소폭 단축됐다는 것은 작은 위안거리다.
현 시점에서 현실적으로 4차시기에 도전할 수 있는 것은 원윤종-서영우 조가 유일하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의 미래는 밝다. 짧게는 큰 경험을 한 뒤 맞이할 3차시기가 그렇고, 길게 보면 4년 뒤 평창에서 개최될 올림픽이 있다.
봅슬레이는 다른 종목에 비해 30대가 넘어가도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경험에 의해 기량이 올라갈 여지가 더 크다. 서영우는 올림픽 전 “아무래도 우리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오래하지 않았기 때문에 파일럿의 기량보다는 육상훈련과 웨이트를 더 열심히 해서 스타트를 따라갈 수 있는 만큼 해야 했던 것 같다. 파일럿은 시간이 지날수록 성장해갈 것이다”라며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세계적인 강자를 봐도 그렇다. 2차시기까지 1분52초82라는 좋은 기록으로 1위에 올라 있는 러시아의 알렉산더 주브코프-알렉세이 보에보다 조를 보면 알 수 있다. 주브코프는 74년생, 보에보다는 80년생으로 한국 선수들에 비해 나이가 훨씬 많다. 그만큼 경험도 풍부하다.
단순히 나이가 들어간다는 사실만으로 이들의 밝은 미래를 예견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 봅슬레이에 주목하는 사람이 없을 때 이들은 올림픽 출전을 이뤄냈고, 올림픽 무대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소치에서도 중위권에 해당하는 성적을 낼 수 있지만, 평창에서는 더욱 큰 결실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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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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