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주' 박건우가 가진 특별한 홈런의 기억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4.02.17 10: 40

두산 베어스 외야수 박건우(24)가 팀 외야의 새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박건우는 지난 15일, 16일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치러진 팀 자체 청백전에서 이틀 연속 타자 MVP로 선정됐다. 두 경기 연속 2안타를 기록하며 물오른 타격감을 보여줬다. 그는 올 시즌 이종욱, 임재철 등 베테랑들이 떠난 외야를 동갑내기 정수빈과 함께 잘 메워줘야 한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지난해에 비하면 높아진 위상이다. 최근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박건우는 "지난 시즌 내가 1군에서 2군을 가장 많이 왔다 갔다 한 것 같다. 6번인가 오갔다. 그런데 저도 모르게 몸집이 불면서 체력이 생겨서 버틸 수 있었다. 힘도 좀 붙은 것 같다"고 말했다.

2009년 두산에 입단한 그는 2011년 경찰청에 입대한 뒤 제대해 지난해 팀에 합류했다. 박건우는 "예전에는 잘 치는 사람 보면 '아, 잘 친다' 이렇게 생각했다면 이제는 '저런 점이 좋구나'하고 느끼게 된다. 야구를 보는 눈 같은 게 생겼다. 2군 경기에 나섰지만 그래도 잘 하는 선수들 많이 보고 경기에 많이 뛰면서 경험이 는 것 같다"고 2년 간의 수확을 밝혔다. 그 과정을 통해 박건우는 올해 1군 주전 후보로 한 단계 성장했다.
지난해 박건우에게는 잊지 못할 기억이 남았다. 그는 4월 개막 3경기 만에 7타수 무안타로 2군에 내려간 뒤 다시 콜업되자마자 4월 27일 NC전에서 프로 데뷔 첫 홈런을 기록했다. 박건우는 "홈런 쳤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나도 언제 프로 경기에서 홈런을 쳐보나 하는 생각은 어렴풋이 했었는데 정말 치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홈런은 특별했다. 그는 "개막하고 바로 2군에 내려갔는데 당시 절 항상 친자식처럼 아껴주셨던 이모부께서 아프셨다. 1군에 다시 콜업됐을 때 저랑 통화하면서 1군에 올라가서 홈런치면 인터뷰 때 말하기로 약속했다. 다음날 정말 홈런을 쳤다. 그리고 그 다음날 이모부가 돌아가셨다. 다른 사람들은 아버지도 아니고 이모부인데 왜 그러냐고 할 수도 있지만 항상 절 위해 기도해주셨던 분을 위해 잘하고 싶다"며 가슴아픈 기억을 꺼내놓았다.
이제 그를 응원하고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박건우는 "올해 좋은 선배들이 많이 나가시면서 우리끼리 걱정도 많았다. 누가 그 자리를 채워야 하나 했다. 하지만 이제는 제가 그 자리를 채울 수 있도록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수빈이랑 친구인데 '제2의 정수빈'이라는 말도 들었다. 이제는 제 이름으로 당당하게 인정받았으면 좋겠다"며 올 시즌 굳은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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