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태완, 부활 신호탄…대전의 예수가 될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2.17 06: 55

한화 김태완(30)이 예사롭지 않다. 연습경기일 뿐이지만, 예사롭지 않은 파괴력을 뽐내고 있다. 연일 장타를 터뜨리며 볼넷을 골라내는 중이다. '김태완다운' 모습을 되찾아가는 것이다. 
김태완은 지난 14~15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SK와 연습경기에서 가장 빛난 타자였다. 14일 첫 경기에서 7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한 그는 안타와 볼넷을 1개씩 기록했다. 5회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냈고, 7회에는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뜨렸다. 
이튿날 경기에서 5번 지명타자로 클린업에 들어온 김태완은 3타수 2안타 4타점 2볼넷으로 폭발했다. 특히 8-8로 맞선 8회 승부를 가르는 결승 스리런 홈런을 작렬했다. 좌측 담장을 새까맣게 넘어가는 대형 홈런. 그에 앞서 3회에는 좌측 2루타를 때리고, 볼넷도 2개나 얻으며 3번 출루했다. 

2경기에서 5타수 3안타 3볼넷 4타점. 지난해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총 안타가 3개밖에 없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는 페이스가 분명 좋다. 여기에 안타 3개가 모두 장타라는 게 고무적이다. 홈런 1개, 2루타 2개. 지난해 데뷔 후 가장 낮은 출루율(.324)-장타율(.308)로 체면을 구긴 김태완이었는데 올 시즌은 시작부터 좋다. 김태완의 본모습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김태완은 지난해 2년간의 공익 근무에 따른 실전 공백기와 함께 타격폼 수정 실패로 방황했다. 93경기 타율 2할2푼9리 3홈런 23타점이라는 성적은 전혀 김태완답지 않았다.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할 때 기대치가 낮아진 것도 사실이다. 그럴수록 김태완은 더욱 이를 악물고 조용하게 부활을 잔뜩 벼르고 있다. 
이 같은 김태완의 부활 조짐에는 자신의 스타일로 돌아온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배트 끝이 투수 쪽으로 향하는 특유의 타격폼으로 돌아온 그는 자신의 타격 포인트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김성한 수석코치는 "자신의 폼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지난해에는 타격폼 수정으로 시행착오 있었지만 이제는 뭔가를 주입시키기 보다는본인 스타일대로 할 수 있도록 맡겼다"고 설명했다. 
김태완도 "작년에는 야구가 잘 되지 않았다. 가장 좋았을 때의 자세로 내 것을 찾아가는 중"이라며 "작년의 부진은 외야 수비 부담 탓도 아니다. 그저 내가 못했을 뿐이다. 올해는 열심히 준비해서 성적으로 보여드리겠다"고 굳게 마음먹었다. 김성한 수석은 "조용하지만 차분하고 진지하게 훈련한다. 선수 본인도 '믿고 맡겨줘서 감사하다. 보답하겠다'며 절치부심중"이라고 귀띔했다. 
김태완이 부활한다면 한화는 그야말로 공포의 다이너마이트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장종훈 타격코치도 김태완을 주저하지 않고 타선의 키로 꼽는다. 정근우-이용규-피에로 이어지는 삼중 테이블세터에 김태완이 김태균-최진행과 중심타선 이룬다면 파급 효과가 어마어마해진다. 김태균에게 집중되는 부담도 분산될 수 있다. 
김응룡 감독은 김태완의 부활 여부와 관련한 질문에 "예수야? 부활하게"라며 유머스럽게 답했다. 만약 김태완이 화려하게 부활한다면 대전에는 예수가 탄생하게 될지도 모른다. 오키나와 맹타는 그 신호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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