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달인 손아섭, 배드민턴은 '왕초'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2.17 10: 40

롯데 외야수 손아섭(26)은 지고는 못 산다. 승부욕 덕분에 일찌감치 롯데 주전 외야수로 자리잡아 이제는 프로야구 최고 수준의 선수 가운데 한 명이 됐다.
이번 겨울 손아섭을 사로잡은 건 바로 배드민턴이다. 야구와 배드민턴은 움직임이 비슷한 점이 많아 야구선수들이 즐겨 하는 운동이다. 손아섭은 "배드민턴을 하게 되면 작은 스텝을 많이 밟게 되고, 순발력에도 큰 도움이 된다"며 배드민턴 예찬론을 펼쳤다.
가고시마에서도 손아섭은 시간 날 때마다 배드민턴 라켓을 잡는다. 가고시마에 도착했던 10일 장시간 이동으로 인한 피로에도 불구하고 배드민턴으로 땀을 쏟았던 손아섭은 15일 휴식일에도 황재균, 임종혁, 조홍석과 함께 운동으로 몸을 풀었다.

롯데 선수들 가운데 누가 가장 배드민턴을 잘 치냐는 질문에 손아섭은 "정보명 선배님이 정말 배드민턴 잘 쳤는데 지금은 안 계시니 박기혁 선배님만 이기면 된다. 다른 선수들보다는 내가 잘 친다. 다음 번 쉬는 날 도전해서 (박기혁을) 이기면 롯데에서는 내가 최고"라고 뽐냈다.
하지만 손아섭이 배드민턴을 시작한 동호인 클럽에서는 여전히 '왕초'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손아섭이 가입한 곳은 부산 연제 배드민턴 클럽. 그는 "배드민턴 동호회도 A급부터 D급까지 세분화되어 있다. 대회에 우승을 해야 A급으로 올라갈 수 있는데 지금 나로서는 바라보기도 힘든 수준이다. 그냥 나는 왕초, 왕초보"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배드민턴 동호회에서는 실력이 최고 미덕이다. 돈, 나이, 명예 모두 배드민턴 실력 앞에서는 한수 접어줄 수밖에 없다는 게 손아섭의 설명. "A급에 속한 사람이 C급 사람이랑 배드민턴 한 번 쳐주기만 하면 진짜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나이고 뭐고 다 필요없고 실력이 최고"라고 말했다.
때문에 손아섭도 굴욕(?)을 피해가지 못했다. 부산에서는 최고 인기스타지만, 배드민턴은 초보였기 때문. 손아섭은 "배드민턴 클럽 가입하고 처음 며칠은 사인해주고, 사진찍고 난리도 아니었다. 클럽 회원들이 아는 분들까지 데리고 와서 더 그랬다"면서 "근데 며칠 지나서 사인이랑 사진 다 찍으니까 완전 나한테 관심이 없어졌다. 배드민턴을 못 치니까 생긴 일"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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