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 섹시 전쟁, 그 후..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4.02.17 10: 03

극으로 치닫던 가요계 섹시 전쟁이 잠시 소강사태에 빠졌다.
걸스데이가 성공적으로 포문을 열어젖힌데 이어 3일간 포털사이트 검색어를 점령한 '스텔라의 난'까지 올초 가요계 이슈를 독점하다시피 한 섹시 전쟁이 최근 들어 잠깐 주춤하고 향후 노선을 정리하는 모양새다.
걸스데이, AOA의 성공으로 섹시는 분명 통한다는 명제는 확실히 건졌지만, 극으로 치달은 섹시 전쟁에 대한 피로도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 된 상태. 섹시 전쟁 그 이후, 또 섹시로 승부를 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으로 이후 그림 짜기에 한창이다.

당장 컴백이 코앞으로 다가온 다른 여가수들은 섹시 노선에서 빠졌다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 꽤 섹시한 퍼포먼스가 준비된 선미도 프로모션은 뱀파이어 콘셉트에 맞췄고, 소녀시대도 섹시 콘셉트가 아니라고 일찍이 못박았다. 레이디스코드도 섹시 콘셉트를 배제하고 가창력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컴백을 앞둔 다른 걸그룹들도 또 다른 색깔의 전략을 준비 중이다. 스텔라가 성인물 뺨치는 수위까지 선보인 마당에, 더 이상의 충격 요법도 소용없다는 의미도 있다. 일명 '스텔라의 난' 당시 가요관계자들은 "섹시 콘셉트로 끝장을 봤는데, 여기서 뭐가 더 나오겠느냐"고 입을 모았다.
수위 경쟁에서 멀찍이 떨어지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컴백을 준비 중인 베스티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간다는 입장이다. 수위 경쟁과 완전히 별개로, 데뷔 때부터 차근차근 성장해온 베스티 별도의 색깔로 우리의 길을 가는 게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섹시 걸그룹으로 올라선 걸스데이, AOA의 향후 전략에도 눈길이 간다. 보통 한번 섹시 콘셉트에 발을 들이면, 빠져나올 수 없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는 상태. 자극성을 한번 높이면, 계속해서 자극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음 컴백에서 얼마나 영리하게 좌회전, 혹은 우회전을 해내느냐가 해당 그룹의 수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해석된다.
걸스데이는 아직 역량을 모두 보여주지 않았던 보컬 및 다른 색깔의 음악이 아직 남아있고, AOA는 밴드로 시작한 만큼 변신의 폭을 많이 남겨둔 상태라 전망은 어둡지 않다. 걸스데이의 민아는 "다음에도 또 섹시로 나온다는 생각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면서 "우리의 다양한 매력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자신했다.
섹시 경쟁에서 절대적으로 밀릴 수 밖에 없는 보이그룹들은 소녀들의 판타지를 겨냥하고 나섰다. 방탄소년단은 하이틴물에서 막 빠져나온듯한 거친 남학생으로 변신했고, 소년공화국도 올 상반기 팬들의 다양한 판타지를 채워줄 것이라며 '판타지 3부작'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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