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말리는 대리게임...압도의 후예들 무려 7078명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4.02.17 12: 24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린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미꾸라지 한 마리 정도의 일로 끝난다면 다행일지도 모른다. 잡아도 잡아도 뿌리가 뽑히기는 커녕 양파 껍질 벗겨지듯 끝이 보이지 않는다.
바로 PC방 점유율 40%를 넘나들며 한국 온라인게임 인기순위서 82주간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의 이야기다. 1000년 이상의 영구정지 등 강력한 징계로 대리게임 근절을 위해 힘을 다 쏟아부고 있지만 대리게임으로 인한 부정행위는 날이 갈 수록 늘어나고 있다.
지난 14일 라이엇게임즈는 대리 게임등 부정행위 적발 현황 39차 조사에 대해 발표했다. 대리게임 진행 및 시도와 인터넷 스트리밍 방송을 통해 총 209명의 이용자가 영구 및 30일 이용제한 조치를 당했다. 이 가운데 영구 게임 이용제한을 당한 숫자는 9명이다.

LOL이 동시접속자 70만명에 육박하는 인기게임인 탓에 대수롭지 않은 인원일 수 있지만 38차 발표 이후 불과 1주일만에 209명의 이용자가 징계를 당한 것은 이용자들이 대리게임의 심각성에 대해서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지난해 5월부터 일반 게임내 이용자들 사이의 밸런스 파괴와 건전한 게임 문화 정착을 목표로 하고 있는 기조에 크게 어긋나 있는 대리게임에 대해 강도 높은 제재로 맞서왔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10월 소위 '대리왕'으로 불리던 아마추어 게이머 '압도' 정상길에 대한 제재. 정상길은 지난해 10월 오는 3013년까지 1000년간 LOL 계정 영구 정지를 당했다. 이유는  LOL 게임 내의 리그 수준을 올리기 위해 남의 계정을 돈을 받고 조작하는 부정행위인 대리 랭크를 빈번하게 한 것이 원인이 됐다.
당시 정상길은 아프리카TV 방송을 통해 자신의 대리랭크를 했다는 사실을 인정했고, 라이엇게임즈는 약관 및 운영정책 위반을 들어 1000년간 계정을 막았고, 대회 역시 시즌5까지 출전을 금지시키면서 LOL에서 사실상 그를 추방했다.
굉장히 강력한 제재였지만 대리게임을 하는 숫자는 좀처럼 수그러들고 있지 않다. 그 뒤에 나온 수치를 보면 가히 충격적이다. 1차 제한인 30일 정지는 모두 6810명이다. 2차 제재인 영구 정지는 모두 268명이 나왔다. 합쳐서 7078명이라는 인원이 지난 2013년 10월 22일 이후 지난 14일까지 대리게임을 포함한 부정행위로 계정 이용에 제재를 당했다.
 
라이엇게임즈가 대리게임 근절을 위해 철퇴를 들었다고는 하지만 그만큼 랭크에 대한 유저들의 인식이 바뀌기 전에는 좀처럼 뿌리뽑히기 어려운 구조임을 잘 드러내는 수치다. 사실 대리게임은 지난해 시행한 시즌3서 그 위세를 더했다. 한 번 랭크가 결정되면 잘 떨어지지 않는 시즌3의 계급 특성이 LOL 유저들의 대리게임 행위를 더욱 부추켰다고 대다수의 전문가들과 유저들은 입을 모을 정도.
이로 인해 라이엇게임즈는 2014시즌에 발맞춰  대리 게임 등 부정행위에 대한 강력 대응을 다시 한 번 천명하기도 했다. 단순하게 속칭 ‘대리 기사’로 알려진, 자신의 능력을 악용하는 이에게만 국한시키지 않고 친구나 가족의 계정으로 게임을 플레이 하는 것도 대리 게임의 범주에 포함시켰다.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대리게임 뿐만 아니라 승리거래(어뷰징) 등 각종 부정행위에 대해서 강력히 대응해 건전한 온라인 게임 문화 조성에 힘쓰겠다"며 대리게임 근절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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