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극장가에서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이 거둬들인 흥행수익이 전 세계 2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가장 큰 시장이라 평가되는 미국을 제외하면 전 세계 1위다.
'겨울왕국'은 개봉 33일 만인 17일, 애니메이션 최초로 9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역대 외화 흥행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아이언맨3'의 기록을 넘어서는 것. 특히 국내 집계된 매출액만 6천 6백 4십만 달러로 미국을 제외, 전 세계 흥행 1위에 오르는 놀라운 저력을 과시하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이처럼 '겨울왕국'이 유독 우리나라에서 놀라운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건 여타의 국가들과는 다른 강력한 팬덤 생성과 노래에 민감한 국내 관객들의 특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겨울왕국'을 사랑하고 지지하는 강력한 팬덤은 '겨울왕국' 신드롬의 일등 공신으로 꼽히고 있다. 다른 나라들보다 인터넷이 발달한 우리나라의 특성상, 인터넷을 통한 팬덤 형성이 '겨울왕국'의 홍보에 큰 도움이 됐다는 평. 게다가 인터넷 발달로 인한 SNS 활성화 역시 '겨울왕국'의 입소문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며 지금의 '겨울왕국'을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네티즌은 '겨울왕국' 개봉 이후 각종 패러디 영상을 양산해내며 인터넷을 달군 바 있고 지금까지도 많은 부산물들이 인터넷을 가득 매우고 있어 '겨울왕국'을 소문내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에 '겨울왕국' 측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인터넷이 활성화 돼 있지 않나. 그래서 팬덤도 활성화 돼 2차 입소문이 커졌다"며 "해외 네티즌은 '팬덤'의 측면에서 그리 강한 경향을 보이진 않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겨울왕국'이 개봉을 하자마자 '겨울왕국' 갤러리가 생길 정도로 강력한 팬덤이 형성됐다. 덕분에 더 큰 입소문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노래에 민감한 국내 관객들의 성향 역시 '겨울왕국'의 돌풍을 형성할 수 있었던 주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드라마의 경우에도 극 중 등장하는 OST가 국내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오르내릴 만큼 사랑을 받는 것처럼 영화와 잘 어울리는 퀄리티 높은 노래가 '겨울왕국'의 흥행을 이끌었다는 것.
특히나 제86회 아카데미 주제가상 노미네이트, 제41회 애니상 음악상 수상 등 각종 시상식에서 이름이 거론될 만큼 그 퀄리티를 인정받은 OST들이 국내 영화 팬들의 관심을 끌었고 극 중 가장 아름다운 장면으로 꼽히는 엘사의 눈의 여왕 변신 장면에서 등장하는 '렛 잇 고(Let it go)'가 국내 음원 차트 1위를 기록하면서 관객들의 관심 또한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겨울왕국' 관계자는 "우리나라 영화 시장이 다른 국가에 비해 활성화 돼 있는 것은 사실이다. 기본적인 파이 자체가 크다"면서 "이에 기본해 우리나라 관객들이 음악에 대한 적극성이 매우 큰 편이다. 덕분에 우리나라에서 유독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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