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타자들에게 빚 갚아야죠."
롯데 잠수함 정대현(36)이 올해 타자들에게 설욕을 다짐했다. 정대현은 지난해 풀시즌을 치르면서 58경기에 출전, 5승 4패 1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3.33을 기록했다. 시즌 최종 피안타율은 2할9푼6리, WHIP(이닝당 출루)는 1.50으로 타자들과 힘겨운 싸움을 벌였던 한 해였다.
일본 가고시마 롯데 캠프에서 만난 정대현은 "(몸이) 굉장히 좋은 상태"라고 말했다. 정대현은 작년 자신이 고전했던 이유로 허리를 꼽았다. 그는 "허리가 많이 아파서 그랬다고 변명 하겠다"고 말문을 열더니 "(작년) 초반 허리가 너무 아파서 굉장히 불편했다. 경기마다 승부를 해야 하는데 '오늘은 어떻게 해야 안 아플까' 그 생각만 했다"고 털어놨다.

또한 정대현은 "2군에서 몸 추스리고 왔을때 허리는 괜찮아 졌는데 스태프하고 (커뮤니케이션이) 안 맞았다. 경기에 나가야 했는데 좋은 상태로 경기 나간 게 몇 번 안 된다. 하지만 내가 하고싶은 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몸이) 안 좋은 상황에서도 경기에 나가야 했는데 어찌보면 좋은 경험이었다. 올해는 좀 더 좋아지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정대현은 스트라이크를 제대로 던지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작년) 초반에는 스트라이크 던지는 것 자체가 자신 없었다. 당연히 타자가 위압감을 못 느꼈을 거다. 승부를 해서 이겨야 하는데 안 아프게 던지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런 상태였기 때문에 당연히 결과도 안 좋았다"고 했다.
한 번 흔들린 투구밸런스는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정대현은 작년 밸런스가 흔들렸던 순간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WBC 가기 전에는 몸이 괜찮았는데 네덜란드 전에서 무너졌다. 기분이 안 좋은 상태에서 마운드에 올라갔는데, 경기를 하면서 밸런스가 떨어지는 게 느껴졌다. 결국 결과도 안 좋았다"고 아쉬워했다.
또한 정대현은 "2군에 좀 더 일찍 가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작년 정대현은 4월 21일 대구 삼성전 5회에 등판, 김상수에게 싹쓸이 안타를 맞았고 그 경기 후 2군으로 내려갔다. 그는 "사실 좀 더 일찍 (2군에) 갔어야 했다. 1군에서 경기할 상황이 아니었다. 때마침 정민태 코치님도 (2군에 다녀오라고) 그러시더라"고 밝혔다.
정대현의 올 시즌은 어떨까. 일단 아프지 않다는 게 가장 반갑다. 17일에도 불펜피칭 50여개를 소화했는데, 정대현은 "(이번 겨울) 가장 만족스러운 공을 던졌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올해는 내 공을 던지고 싶다. 또한 마운드에서 집중해서 던지고 싶다. 공을 하나를 던져 타자를 생각하고 상황을 생각할 것이다. 작년에는 (10이 만점이라면) 5만큼 밖에 생각 못 하고 던졌는데 9~10을 생각하며 던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clean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