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낱 희망이 단 몇 분만에 사라졌다. 컬링 순위에서 한국은 4강 탈락이 확정됐다.
신미성(36)과 김지선(28), 이슬비(26), 김은지(25), 엄민지(23, 이상 경기도청)로 구성된 여자 컬링대표팀(세계랭킹 10위)은 16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큐브 컬링센터에서 열린 2014 소치 올림픽 컬링 여자 라운드 로빈 세션 11 미국(세계랭킹 7위)와의 경기에서 11-2로 손쉽게 승리했다.
이날 경기 이전까지 2승 5패였던 한국은 미국을 꺾어 3승 5패가 됐다. 반면 7엔드만 마치고 기권한 미국은 1승 8패로 예선 9경기를 모두 마쳐 이번 대회에 참가한 10개국 중 최하위가 확정됐다.

캐나다와의 경기를 남겨둔 한국은 실낱 희망이 남아 있었다. 8승 무패 캐나다와 객관적인 기량에서는 밀리지만 가능성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몇 분 후 영국이 개최국 러시아를 꺾으면서 이 기대마저 사라지고 말았다.
라운드 로빈 세션 11이 있기 전까지 4승 3패였던 영국은 이날 개최국 러시아를 9-6으로 꺾고 5승째를 챙긴 것이다. 결국 한국의 4강 진출 경우의 수는 모두 막혔다. 현재까지 4승인 중국과 스위스는 맞대결이 예정되어 있어 둘 중 한 팀은 무조건 5승이 된다. 따라서 한국은 나머지 팀들이 5승에 이르지 못하는 것을 바랄 수밖에 없었다.
이로써 4강은 캐나다, 스웨덴, 영국, 그리고 중국과 스위스전 승자, 혹은 일본으로 모두 채워지게 됐다.
비록 4강이라는 목표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한국 컬링은 이번 올림픽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 한일전을 승리로 장식하고 개최국도 꺾었으니, 단순히 올림픽 무대를 경험한 것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도 충분히 내릴 수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그랬듯 세계의 강호들과 당당히 겨루는 모습을 4년 뒤 평창에서도 보여준다면 이루지 못할 목표는 없다.
OSEN
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