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컬링 강국 캐나다를 상대로 ‘아름다운 마무리’에 나선다.
신미성(36)과 김지선(28), 이슬비(26), 김은지(25), 엄민지(23, 이상 경기도청)로 구성된 여자 컬링대표팀(세계랭킹 10위)은 17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큐브 컬링센터에서 열린 2014 소치 올림픽 컬링 여자 라운드 로빈 세션 11 미국(세계랭킹 7위)와의 경기에서 11-2로 손쉽게 승리했다.
3승 5패가 된 한국은 18일 0시에 있을 캐나다와의 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2위라는 세계랭킹에서 볼 수 있듯 캐나다는 세계 정상급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8승 무패로 세계랭킹 1위인 스웨덴(6승 2패)를 제치고 1위로 준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에게 있어 그런 캐나다가 힘든 상대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라는 점에서 변수는 존재한다.

우선 양 팀의 상황이 그렇다. 한국은 지난 16일 덴마크전 패배로 2승 5패가 되며 사실상 4강 진출이 좌절된 상황에서 미국전을 치렀다. 승리에 대한 부담감에서 벗어나자 선수들은 무섭게 기량을 발휘하며 미국을 몰아붙였고, 7엔드 만에 기권을 얻어냈을 정도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다.
반면 캐나다는 이미 준결승 진출이 확정되어 편하다. 한국전에 무리해서 승리를 얻을 필요가 없다. 기존 선수의 체력 안배를 위해 후보 선수에게 기회를 줄 수도 있고, 전체적으로 1승을 추가하기 위한 무리한 경기 운영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언제 만나도 부담스러운 상대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모든 것이 결정된 뒤 만나는 것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

선수들의 기세도 좋다. 부담감에서 해방된 뒤 첫 경기였던 미국전에서 나타났듯 전략을 오차 없이 실행에 옮긴 한국은 어렵지 않게 점수를 쌓아 나갔다. 긴장감 탓에 승부처에서 연달아 실수가 나왔던 지난 경기들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물론 미국이 아닌 캐나다를 맞아 경기를 한다면 달라질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긴장감과 마찬가지로 자신감도 한 번 생기면 쉽게 사라지지는 않는다.
캐나다와의 경기는 소치에서 벌이는 마지막 경기인 동시에 4년 뒤 평창을 위한 새로운 시작의 무대다. 한국 컬링이 세계 정상급 수준의 실력을 갖춘 캐나다를 맞아 미래를 위한 청사진을 미리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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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