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러시아 국가를 흥얼거린다."
'빅토르 안' 안현수(29, 러시아)가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귀화 당시 심정을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러시아 언론 '소베세드니크'는 18일(한국시간) '2014 동계올림픽 챔피언 빅토르 안 : 나는 배신자 소리와 욕설로 굴욕을 당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안현수는 지난 2011년 러시아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 "러시아에 설득을 당했다. 좋은 조건에 빠른 시민권까지 약속을 받아 러시아로 올 수밖에 없었다"면서 "여기에도 많은 친구들이 있다"고 웃어보였다. 이어 안현수는 "3년 전 한국을 떠나올 당시 심각한 부상을 가지고 있었다. 지인들도 거의 회복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면서 "바로 복귀하는 것이 내 유일한 희망이었다"고 밝혀 무릎 부상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설명했다.
특히 안현수는 '한국을 떠나는 것이 쉬웠나'라는 질문에 "물론 아니다. 언론들의 많은 비난이 따랐고 팬들도 말렸다"면서 "나는 배신자 소리와 온갖 욕설로 굴욕감을 맛봤다. 그 때는 정말 화가 났지만 지금은 괜찮아졌다. 그들이 나를 용서해주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그동안의 러시아 생활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안현수는 "모든 것에 새롭게 적응해야 했다. 정서가 완전히 달랐다"면서 "새로웠던 점은 코치와 선수가 부담없이 논쟁을 펼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안현수는 "나 역시 스스로 '이 팀에서 받아주고 러시아 국적까지 받은 만큼 전력을 다해 임해야겠다'는 압박을 계속 주기도 했다"면서 "때론 스트레스로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코치가 그 때마다 위로를 해줘서 괜찮아졌다. 물론 지금도 러시아에 승리를 가져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제는 그런 부담은 없다"고 밝혔다.
이 기사에 따르면 안현수는 러시아 팀 훈련지가 있는 모스크바 인근 노보고르스크에서 팀 동료와 함께 살고 있다. 독립해 살기 위해 상금 등을 모으고 있다고. 하지만 친척들과 지인들을 자주 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안현수는 마지막에 "러시아를 절대 떠나지 않을 것이며 그러고 싶지 않다. 이제 러시아 국가를 가슴 속으로 받아들였다. 비밀 하나를 이야기 하자면 종종 러시아 국가를 아무 이유없이 흥얼거리고 있다"면서 러시아 국가를 부르기 시작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에 안현수가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본 기자는 "이 사람은 우리를 떠나지 않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아파트를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라고 글을 마쳤다. 러시아 언론에서는 안현수가 쇼트트랙 사상 첫 메달(동메달)과 첫 금메달을 따내자 아파트를 지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 기사는 전체적으로 화기애애하게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안현수가 '빅토르'라는 이름을 '빅토르 최'에서 따왔다는 말에 "스타스 미카일로프 혹은 필립 키르코로프(이상 러시아 인기 가수)의 이름이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농담에 안현수가 자신을 알지 못하는데도 웃어줬다고 했다. 또 안현수가 자신을 "빅토르"라고 불러달라고 친근하게 대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안현수 대신 세멘 엘리스트라토프 사진을 잘못 싣는 오류를 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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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