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 하나는 믿고 볼 수 있는 가상재혼 예능프로그램 ‘님과 함께’가 회를 거듭할수록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임현식과 박원숙 커플, 이영하와 박찬숙 커플이 실제 재혼 부부 같은 리얼한 모습으로 시청자들로부터 공감을 얻고 있는 것.
JTBC ‘님과 함께’는 이혼과 사별의 아픔을 가진 두 쌍의 연예인 커플이 가상 재혼 생활을 하는 모습을 담는 예능프로그램. 사실 ‘님과 함께’는 방송되는 프로그램마다 저조한 시청률을 나타냈던 월요일 오후 11시에 편성돼 우려가 있었지만 지난달 27일 첫 방송을 시작하자마자 3%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는 중이다.
이 같이 방송이 시작된 지 한 달도 채 안된 상황에서 좋은 성적을 낸 데는 시청자들이 진짜 재혼부부라고 착각할 만큼 두 커플이 보여주는 자연스러운 모습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1986년 드라마 ‘한지붕 세가족’ 이후 20년 만에 ‘님과 함께’를 통해 부부로 만난 임현식과 박원숙은 친밀함 속에서도 남녀 간의 긴장감 있는 설렘을 보여주고 있다. 두 사람은 배우자와 사별 및 이혼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면서도, 동료로서 곁에 머물며 서로를 살뜰하게 챙겨왔기 때문에 이들의 관계는 더욱 특별하게 보인다.
이영하와 박찬숙 커플은 임현식, 박원숙 커플과는 조금 다른 재혼부부의 모습으로 신선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서로 친분이 전혀 없었던 두 사람이 ‘님과 함께’에서 처음 만나 어색한 분위기에 어쩔 줄 몰라 하고 서로의 공감대를 찾고 조율하는 실제 재혼부부가 겪는 모습을 보여준다.
지난 17일 방송에서는 임현식이 박원숙의 어머니를 만나 재혼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나누고 서로 조심스럽게 알아가는 과정, 박원숙이 그간 동료의 딸로 만났던 임현식의 딸을 친딸로 대하고 이영하가 박찬숙의 아들, 딸을 만나 어려워하는 모습은 ‘리얼함’ 그 자체였다.
임현식의 딸 임남실 씨는 가상결혼에 대해 “반대는 안 했는데 난 어색해 못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어색하기 때문이다. 마음속에 있는 엄마의 빈자리를 다른 사람이 채운다는 생각을 했을 때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근데 다행히 가상재혼 상대가 오랜 동료인 박원숙 선생님이라 그래도 괜찮았다. 아마 다른 배우 분이었다면 이상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털어놓았다.
또한 이영하는 박찬숙의 아들 서수원, 딸 서효명과 만나는 자리에서 크게 긴장했다. 박찬숙은 이영하가 자신의 아이들과의 어색함을 깨려고 계속 말을 걸고 하는 걸 보며 흐뭇해하고 서수원이 이영하를 경계하고 질투하는 모습, 이영하가 서수원의 돌직구에 쩔쩔매는 모습뿐만 아니라 서수원과 서효명이 새 아버지 이영하를 알아가려고 하는 모습이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 출연자들과 달리 인생의 모진 풍파를 겪었던 출연자들이 진심으로 서로를 대하는 모습은 더욱 관계의 진정성을 높여 가상이지만 앞으로 이들이 보여줄 리얼한 재혼 생활을 기대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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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님과 함께’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