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맏언니' 조해리, 금빛으로 물든 마지막 레이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2.18 20: 58

쇼트트랙 대표팀의 맏언니 조해리(28, 고양시청)가 올림픽 마지막 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승희(22, 화성시청)-심석희(17, 세화여고)-조해리(28, 고양시청)-김아랑(19, 전주제일고)으로 구성된 한국은 18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따냈다.
베테랑 조해리는 자신의 첫 올림픽 금메달로 마지막 올림픽을 장식했다. 4년 전 밴쿠버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이해할 수 없는 실격에 계주 금메달을 빼앗겼던 조해리는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인 소치에서 아픔을 씻었다.

이번 대회에서 조해리의 역할은 희생 그 자체였다. 개인전 없이 계주에만 출전하기로 되어 있던 조해리는 박승희가 500m에서 입은 부상으로 1500m 출전이 힘들게 되자 1500m에도 긴급히 투입됐다. 1500m 레이스에서는 투혼을 발휘하며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김아랑을 결승에 올리는 희생정신도 보여줬다.
계주만 남은 조해리에게는 이날 3000m 계주 결승이 자신의 올림픽 마지막 레이스였다. 심석희에 이어 3번 주자로 역주를 펼친 조해리는 레이스 초반, 9바퀴를 남기고 한국이 중국을 따돌리고 조금씩 격차를 벌릴 때 무리 없는 레이스 운영으로 다음 주자인 김아랑에게 부드럽게 경기를 넘겼다.
언니는 자신의 역할을 다 했고, 동생들의 노력이 이에 화답하며 금메달로 결실을 맺었다. 마지막으로 레이스를 책임진 심석희가 마지막 바퀴에서 중국을 제치고 짜릿한 역전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조해리의 목에도 금메달이 걸렸다. 스포트라이트는 심석희가 받았지만, 조해리가 올림픽에서 마지막으로 펼친 레이스 또한 금빛으로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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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역대 메달 현황(여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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