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2연패는 불발됐지만, 이승훈이 보여준 투혼은 여전히 놀랍다.
이승훈의 올림픽 2연패 도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이승훈은 18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 스케이팅 센터에서 열린 2014 소치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0m 경기에서 13분11초68로 4위에 올랐다. 4년 전 밴쿠버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따냈던 이승훈은 2연패에 도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 10000m는 가장 긴 종목이다. 당연히 선수가 느끼는 고통도 가장 길다. 일반적으로 아시아 선수들에 비해 스피드스케이팅에 적합한 신체 조건을 갖고 있는 유럽 선수들도 쉽게 도전하기 힘든 종목이 바로 1만m다. 5000m와 10000m에 함께 나서는 선수가 많이 때문에 이 두 종목 사이에 충분한 휴식을 두는 것도 바로 이러한 부분 때문이다.
실제로 아시아 선수들 중 이번 올림픽 10000m에 도전장을 내민 선수는 이승훈이 유일했다. 세계 스피드스케이팅을 지배하고 있는 네덜란드, 그리고 독일만이 3명의 선수를 배출했고 미국이 2명의 선수를 이 종목에 출전시킨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출전 선수들의 국가는 모두 1명만 출전시켰다. 10000m선수를 올림픽에 내보낸 국가는 9곳이 전부였다.
이승훈 덕분에 한국은 그 9개국 중 하나가 될 수 있었다.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 10000m 금메달 포함 2개의 메달로 선전해 기대치가 올라갔을 뿐, 이번 대회 5000m와 10000m에서 거둔 성적이 초라한 것은 절대 아니었다. 특히 10000m의 특수성을 생각하면 이승훈은 국가대표를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선수였다.
비록 스스로 목표로 했던 10000m 2연패는 무산됐지만, 이승훈은 세계 정상급의 기량을 그대로 보여줬다.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것은 지난 8일 있었던 5000m 경기를 통해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승훈은 10000m 경기까지 남은 시간 동안 최선의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가 기록으로도 나타났다. 이승훈이 대단한 이유다.
한편 이승훈은 개인 종목에서 이루지 못한 꿈을 동료들과 함께하는 팀 추월 경기에서 다시 한 번 노린다. 이승훈, 김철민, 주형준이 출전하는 팀 추월 경기는 오는 21일에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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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