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3일 만에 더 강해진 심석희 ‘쇼트트랙 여제’ 계보 잇는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2.19 06: 59

심석희(17, 세화여고)는 3일 만에 더 강해졌다.
심석희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자신이 처음으로 결승에 올랐던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한 차례 아픔을 겪어야 했다. 결승에서 막판까지 선두를 달리고 있었으나, 노련한 저우양(중국)에게 막판 추월을 허용해 눈앞에서 금메달을 놓친 것이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죄송하다"는 말을 남긴 심석희는 이후 더 강해졌다. 효과는 3일 만에 나타났다. 1500m 경기가 끝난 뒤 3일 후인 지난 18일(한국시간)에 열린 3000m 계주 경기에서는 거꾸로 마지막 바퀴에서 중국을 제치고 한국이 금메달을 차지하는 데 기여했다. 심석희는 당한 대로 똑같이 되돌려줬다.

외모에서 풍기는 인상은 악바리와 거리가 멀지만, 심석희는 대표팀 내에서도 가장 승부근성이 뛰어난 선수로 꼽힌다. 은메달을 따냈음에도 사과부터 한 일이나, 그 말을 한 이후 3일이 지나기 전에 비슷한 모양새로 중국에 복수한 것을 보면 심석희의 승부욕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심석희는 김아랑(19, 전주제일고), 박승희(22, 화성시청)과 함께 출전한 1000m에서 또 하나의 금메달을 노린다. 계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오르며 금메달 부담감을 덜어낸 심석희라면 홀가분한 마음으로 또 하나의 금메달을 수확하는 것도 가능하다. 랭킹 1위 선수인 만큼 현재 금메달이 가장 유력한 선수 역시 심석희다.
1000m까지 제패하면 심석희도 전이경-고기현-진선유를 잇는 한국 여자 쇼트트랙 에이스이자 세계 쇼트트랙 여제 계보에 이름을 남길 수 있다. 전이경과 고기현, 진선유는 모두 올림픽 다관왕 경험이 있다. 또한 개인전과 계주를 모두 휩쓴 것도 공통점이다.
우선 전이경은 설명이 필요 없다. 전이경은 1994 릴레함메르 대회와 1998 나가노 대회에서 각각 계주와 개인전에서 하나씩 금메달을 가져와 총 4개의 올림픽 금메달을 한국에 선물했다. 4개의 금메달은 쇼트트랙에서 한 선수가 따낸 것으로는 가장 많다. 남녀를 통틀어 왕멍(중국), 러시아로 간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만이 전이경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을 뿐이다.
이외에 고기현과 진선유도 한국 쇼트트랙을 빛낸 에이스였다. 고기현은 남자 선수들이 이해할 수 없는 판정에 희생됐던 2002 솔트레이크 대회에서 3000m 계주와 1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진선유는 2006 토리노 대회에서 3관왕으로 안현수와 함께 금메달을 6개나 쓸어담았다.
대표팀 막내임에도 계주에서 한국을 금메달로 이끈 심석희는 이제 한 걸음만 더 내딛으면 전설적인 선배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이미 계주에서 ‘여제 등극의 조건’을 충족시켰다는 것을 보여준 심석희는 모든 준비를 마쳤다.
nick@osen.co.kr
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역대 메달 현황(여자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