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감성 강호동 vs 잔소리꾼 유재석, 국민MC의 변화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2.19 10: 33

‘국민 MC’ 강호동과 유재석이 달라졌다. 한명은 덩치와 어울리지 않는 소녀 감성을 입었고, 한명은 안방극장 웃음을 책임지기 위한 귀여운 잔소리꾼이 됐다.
강호동이 울었다. 한때 천하장사였고, 스스로 ‘시베리안 야생 수컷 호랑이’라고 일컫던 그가 눈물을 훔쳤다.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 출연 당시 중립적인 MC로서 눈물을 쏟는 것에 대해 경계를 했던 강호동이 애써 숨겨왔던 소녀 감성을 만천하에 드러내며 호감을 사고 있다.
지난 18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우리 동네 예체능’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특별해설위원으로 나섰던 강호동의 중계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강호동은 지난 11일과 12일 남녀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의 해설을 맡아 호평을 받았다. 당시 그는 시청자들이 궁금할 만한 사안을 짚어주면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하지만 방송을 통해 공개된 강호동의 모습은 중계방송과 조금은 달랐다. 이상화 선수의 금메달 획득 순간, 소리 없이 열광하고 쏟아지려는 눈물을 참으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었다. 해설자로서 본연의 임무를 위해 울컥울컥 치고 올라오는 환희와 감동을 참기 위해 얼굴이 붉어지고 눈물이 가득한 표정인 것. 올림픽 중계에 참여하면서 그 누구보다도 꼼꼼히 준비를 하고 감동의 순간에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을 하는 강호동의 모습은 시청자들을 감동하게 했다.
사실 강호동이 달라진 것은 2012년 1년간의 방송 중단을 깨고 복귀했을 때부터 감지됐다. 운동선수 출신으로서 힘이 넘치는 진행을 하는 것은 여전하나 40대를 훌쩍 넘긴 관록은 더 많은 시청자들을 끌어안는 포용력이 생겼다. 다소 부드러워지고 그래서 친근감이 높아진 탓에 언젠가부터 ‘소녀 감성’이라는 귀여운 별명이 따라붙었다.
강호동과 함께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유재석도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호감도 가득한 배려는 여전하나 재미를 위해 잔소리를 쏟아내는 존재로 부각되고 있는 것. 유재석은 ‘유느님’이라는 별명이 증명하듯 호불호가 엇갈리지 않는 얼마 되지 않는 스타다. 보통 유재석만큼의 톱스타들은 ‘안티’라고 불리는 존재가 따라다니지만 철저한 자기 관리와 상대방을 배려하는 행보로 ‘안티’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그만큼 시청자들의 절대적인 신뢰와 지지를 받는 MC다.
 
그런 유재석이 악역까지는 아니지만 자의반 타의반으로 갈등을 유발하는 역할도 서슴지 않고 있다. 바로 그가 진행하는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의 역할이 그렇다. 9년 장수 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은 프로그램의 생명을 연장하는 웃음 원동력으로 불리고 있다.
언제나 철두철미하게 준비하고 노력하는 자세는 동생들 뿐만 아니라 나이가 많은 형 박명수와 정준하의 귀여운 불만의 이유가 되고 있다. 애정 가득한 불만이고 방송의 재미를 위해 일부러 끄집어내는 경향도 있지만 유재석의 잔소리에 대한 불평은 이미 수차례 ‘무한도전’에서 방송됐다. 덕분에 어느순간부터 배려의 아이콘 유재석은 잔소리꾼이라는 색다른 캐릭터를 부여받았다.
지난 9년간 다양한 캐릭터의 변모와 조합으로 국민 예능프로그램으로 군림한 프로그램이기에 이 같은 유재석의 변화는 시청자들에게는 재미를 안기는 동시에 프로그램에 활력이 되고 있다. 유재석 역시 시집살이의 ‘시월드’보다 더하다는 ‘유월드’ 캐릭터를 활용하며 ‘무한도전’의 즐거움을 더하는 현명한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20년 넘게 방송 활동을 하며 정상의 자리를 10년 넘게 지키고 있는 강호동과 유재석의 변화를 지켜보는 재미도 상당하다. ‘으랏차차’ 소리를 함성을 내뿜던 강호동의 조금은 부드러워진 진행과 전국민적인 호감을 사는 유재석의 이유 있는 ‘잔소리꾼’ 캐릭터는 방송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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