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과 '애제자' 박주영(29, 왓포드)이 다시 한 번 손을 잡았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19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달 6일 그리스와 평가전에 나설 24인의 명단을 발표했다.
그리스전은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명단 발표 직전 치르는 대표팀의 마지막 시험무대. 홍명보 감독은 공언했듯 최정예 멤버들을 모두 호출했다.

화두는 박주영이었다. 월드컵을 앞두고 스트라이커 부재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홍명보 감독과 실전 감각이 더딘 박주영이 또 한 번 의기투합했다.
박주영은 올 겨울 이적시장 폐장 직전 극적으로 왓포드로 임대 이적했다. 아스날에서 떠나 뛸 수 있는 팀으로 옮기라는 홍명보 감독의 조언을 받아들인 결과였다.
박주영은 이적 후 이틀 만에 후반 교체 출전해 5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이 시나리오는 맞아 들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경미한 무릎 부상이 겹치며 이후 4경기서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1경기 결장 뒤 최근 3경기서 벤치만 달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론은 안좋은 쪽으로 흘러갔다. 실전 감각 측면에서 여전히 의문부호를 떨쳐내지 못하면서 도마 위에 올랐다. 홍명보 감독도 지난 14일 "박주영의 그리스전 선발 여부는 고민해봐야 한다"고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박주영의 그리스전 합류는 불투명했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은 고심 끝에 '애제자' 박주영을 다시 한 번 품었다. 홍명보 감독은 이날 "그리스전이 (월드컵 명단 발표 직전) 박주영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했다"며 "본인과 대화를 나눴고 의지를 확인했다. 컨디션에 문제가 없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선발 배경을 밝혔다.
홍명보 감독과 박주영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한국 축구 역사에서 아픔과 기쁨을 함께 했다.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서 수석코치와 선수로 처음 만난 둘은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을 통해 감독과 선수의 연을 맺었다. 당시 한국은 준결승서 아랍에미리트에 0-1로 패했지만 이란과 동메달결정전서 극적인 4-3 역전승을 따내면서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1-3으로 뒤져 있던 후반 32분 박주영의 만회골이 결정적이었다. '맏형' 박주영은 동생들을 다독였고 이후 지동원의 연속 골이 터지면서 극적인 드라마를 완성했다.
둘의 인연은 2012 런던올림픽 신화로 이어졌다. 홍명보 감독은 올림픽이 열리기 전 병역논란에 휩싸였던 박주영을 위해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그를 품었다. 스승의 믿음에 보답했다. 박주영은 스위스와 조별리그 3차전서 헤딩 선제골, 일본과 동메달결정전서 결승골을 뽑아내며 한국의 첫 올림픽 동메달에 기여했다.
최전방 공격수 부재와 경험 부족의 과제를 안고 있는 홍명보 감독이 다시 한 번 박주영 카드를 뽑았다. 이제 애제자 박주영은 수장의 믿음에 보답해야 하는 일만 남았다.
오는 3월 6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리는 그리스와 평가전서 그 밑그림이 드러난다.
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