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대학생 때가 좋았다. 김종규(23, LG)와 김민구(23, KCC)에게도 돈 받고 일하는 직장생활은 어려웠다.
창원 LG는 19일 오후 7시 군산월명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라운드에서 전주 KCC를 78-67로 꺾고 올 시즌 맞대결 6전 전승을 기록했다. 6연승을 달린 LG(33승 14패)는 2위 모비스(33승 13패)를 반 경기 차로 압박했다. KCC(16승 32패)는 5연패에 빠졌다.
경희대 동기생 김종규와 김민구의 신인왕 맞대결에 관심이 모아졌다. 마침 이날은 경희대학교의 졸업식이 있는 날이었다. 하지만 취업에 성공한 두 선수는 학교보다 직장이 우선이었다. 포지션은 달랐지만 두 선수는 시종일관 불꽃이 튀었다. 프로의 세계에서 친구사이라고 승부를 양보하는 법은 없었다.

3쿼터까지는 김민구가 빛났다. 김민구가 14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의 대활약을 펼친 KCC는 55-56으로 추격하며 4쿼터를 맞았다. 하지만 4쿼터 양상은 정반대였다. 김종규(18점, 9리바운드, 1블록슛)는 4쿼터에만 9득점을 폭발시키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김민구도 18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 2스틸로 분전했지만 팀 전체의 힘 싸움에서 차이가 컸다.
경기 후 수훈선수로 뽑힌 김종규는 “오늘이 졸업식이었다. 동기들이랑 만나서 사진이라도 찍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우리 때문에 졸업식을 따로 해주지는 않을 것 같다. 다행히 오늘 경희대가 MBC배에서 이겼다고 들어서 기분 좋다”며 승리로 아쉬움을 달랬다. 대학시절 은사 최부영 감독에 대해서는 “경기 끝나고 전화를 드리겠다”면서 고마움을 표했다.
드래프트장에서 김종규는 “KBL 제가 한 번 뒤집어볼게요. 느낌 아니까”라는 당찬 인터뷰로 강렬한 첫인상을 심었다. 과연 김종규의 계획은 얼마나 진행됐을까. 그는 “판을 뒤집어야 하는데 정규리그는 좀 힘들었다. 플레이오프에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겠다. 나는 플레이오프가 처음이다. 만만하게 보고 들어가면 어느 팀에게도 잡힐 수 있다. 준비를 잘하고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친구 김민구와의 신인왕 경쟁에 대해서는 “신경이 안 쓰이지는 않는다. 스스로 가라앉히려고 한다. 시즌 초반보다 (몸이) 조금 올라왔는데, 계속 유지하려면 (신인왕을) 신경 안 쓰고 팀에 보탬이 되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며 성숙한 태도를 보였다. 과연 대학 졸업선물로 신인왕을 차지하게 될 선수는 누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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