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김연아, 여왕의 품격 앞에 물음표는 필요없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2.20 04: 29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두 번의 연기로 순위를 결정하는 피겨스케이팅은 어느 한 연기에서도 실수가 허용되지 않는다. 특히 정상을 노리는 선수들 사이에서는 쇼트프로그램의 작은 실수 하나로 인해 프리스케이팅에서 만회하기 어려운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두 번의 연기를 실수 없이 마치는 것이 중요하다. 쇼트프로그램을 마치며 이제 막 반환점을 돈 김연아(24)의 올림픽 2연패 가능성이 무척 높아진 이유다.
김연아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서 기술점수(TES) 39.03점 예술점수(PCS) 35.89점을 받아 총점 74.92점을 기록, 1위에 오르며 기분 좋게 프리스케이팅을 치를 수 있게 됐다.
이날 경기서 훌륭한 연기를 펼치며 전체 17번째 연기에도 불구하고 74.92점이라는 점수를 획득한 김연아는 올림픽 2연패로 가는 반환점을 무사히 돌았다고 할 수 있다. 사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언론은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를 점쳤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올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를 비롯한 A급 국제대회에 나서지 않았으며, B급대회에서도 프로그램을 올 클린한 적이 없다는 이유로 김연아의 우승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의미없는 우려였다. 여왕의 품격 앞에서는 그 어떤 의문부호도 무의미했다. 발등 부상으로 인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시리즈 불참을 선언한 김연아는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와 전국종합선수권대회, 단 두 번의 리허설만으로 완벽한 올림픽 컨디션을 되찾았다. “마지막이라는 점 때문에 집중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던 말이 엄살처럼 들릴 정도로, 김연아는 자신의 연기를 펼치는데 집중했고 마지막 무대의 첫 단추를 훌륭하게 끼웠다.
4년 전 떨리는 마음으로 처음 섰던 올림픽 무대와는 많은 것이 달랐고, ‘올림픽 챔피언’으로서 다시 선 무대에서 여유를 가지고 연기를 펼친 것이 다른 선수들과 그의 차이점이었다. “올림픽 2연패에 크게 중점을 두지 않고 있다. 최선을 다하면 어떤 결과든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그 말 그대로, 여왕은 다른 누구에게도 신경쓰지 않고 자신만의 마지막 무대를 공들여 장식했다. ‘스완송’을 노래하는 여왕의 품격 앞에 더 이상의 물음표는 필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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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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