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나주환, SK 내야 핵으로 뜬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2.20 10: 29

꼭 새롭게 입단하거나 제대하는 선수만이 ‘새 전력’은 아니다. 지난해 부진했던 선수들이 다시 살아난다면 그 자체로도 전력 보강이다. SK에서는 나주환(29)이 그런 선수다. 올해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
나주환은 올 전지훈련에서 코칭스태프의 호평을 독차지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부진을 씻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할 정도다. 몸 상태가 좋고 훈련에 대한 열의도 남다르다는 것이 모든 이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이만수 SK 감독도 이런 나주환에 대해 “정말 열심히 한다. 진짜 달라졌다. FA에 대한 부분도 있겠지만 야구에 대한 자세가 많이 달라졌다”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SK 왕조의 일등공신 중 하나였던 나주환은 지난해 밑바닥을 쳤다. 소집해제 후 지난해 복귀했으나 예전의 명성과는 한참 거리가 멀었다. 운동량도 부족했고 부상도 겹쳤다. 성적을 논하기 전에 1군 출전이 15경기 밖에 안 됐다. 좌절도 했지만 금세 마음을 다잡았다. 교육리그에 참여하며 초심을 되찾았고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한창 좋을 때의 몸 상태에 근접해가고 있다. 그 결과는 실전에서의 맹활약이다.

“너무 페이스가 빠른 것이 아니냐”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맹활약이다. 18일까지 오키나와 캠프 네 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한 나주환은 타율 5할(10타수 5안타), 2타점, 3득점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2루타와 3루타가 하나씩 포함되어 있을 정도로 타격감이 좋다. 나주환은 “한창 좋을 때의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몸이 아프지 않다는 것이 긍정적이다”라고 현재 상황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타격보다 더 큰 주목을 받는 것은 4경기 모두 선발 2루수로 나섰다는 점이다. 2루는 지난해 말 정근우를 잃은 SK의 취약 포지션이다. 그러나 보통 유격수 자원으로 간주됐던 나주환이 2루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줌에 따라 한 시름을 덜었다. 나주환은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계속 경기에 출전하다보니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아직 적응기지만 워낙 수비력이 좋은 선수라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시선이 우세하다.
이렇게 여기저기서 희망의 발자국을 남기고 있는 나주환의 올해 목표는 간단하다. 반등이다. 나주환은 “3년간 공백이 있었다”라고 돌아보면서 “개인적인 큰 목표는 없다. 다만 팬들에게 나주환이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그러다보면 팀에도 기여할 수 있고 개인적 목표도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나주환이 한창 좋은 모습을 보였을 때, SK는 항상 정상에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유쾌한 출발이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