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이 아닌 예술이었다. 김연아(24, 올댓스포츠)가 완벽한 연기로 소치를 사로잡았다.
김연아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3조에 속해 17번째로 출전했다. 김연아는 기술점수 39.03점, 예술점수 35.89점을 더해 합계 74.92점을 기록했다. 18명까지 경기를 치른 현재 김연아는 2위 폴리나 에드먼즈(미국, 61.04)를 13.88점차로 제치고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김연아의 점수는 비록 지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자신이 세운 쇼트프로그램 세계신기록 78.50점에는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김연아는 실수 없이 완벽하게 점프를 소화하며 경쟁자들에게 엄청난 심적 압박감을 줬다. 후발주자로 나서는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 러시아)와 아사다 마오(24, 일본)는 실수를 하지 않더라도 김연아의 점수를 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연기가 끝나자 관중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보답했다. 김연아는 한숨을 내쉬었다. 비로소 끝났다는 안도였을 뿐 별다른 긴장감은 엿보이지 않았다. 올림픽 금메달을 반드시 따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던 4년 전과는 확연히 다른 여유 넘치는 모습이었다.
김연아의 연기는 다른 선수들과 애초에 경쟁이 되지 않았다. 김연아의 독주회 발표와 같은 분위기였다. 완벽한 기술과 연기를 동시에 보여준 김연아는 팬들에게 피겨스케이팅의 매력과 묘미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단순히 메달색깔로 구분 짓기가 무의미할 정도로 김연아가 보여준 예술성은 차원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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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