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24)가 클린으로 거둔 쇼트 프로그램 점수 '74.92'는 어느 정도일까. 일단 개최국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 러시아)가 단체전에서 금메달에 기여하며 받은 점수보다 위다.
김연아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서 기술점수(TES) 39.03점 예술점수(PCS) 35.89점을 받아 총점 74.92점을 기록했다. 현재 1위.
그러나 지난 1월 열린 제68회 전국남녀종합피겨선수권대회 시니어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80.60점을 받아 비공인 세계신기록을 세웠고, 지난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세운 쇼트프로그램 역대 최고점(78.50점)을 뛰어넘는 점수에 비하면 다소 낮았다.

이 점수는 지난 10일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 러시아)가 단체전 여자 싱글 경기에서 거둔 쇼트 프로그램 점수를 넘어선 것이다. 당시 리프니츠카야는 쇼트프로그램 기술점수(TES)와 예술점수(PCS) 합계 72.90점으로 1위에 오른 후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총점 141.51점으로 통합 1위를 기록했다.
김연아 이날 점수는 개인 통산 5번째 높은 점수다. 2번째로 높은 기록은 2009년 스케이트 아메리카에서 기록한 76.28점, 3번째는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기록한 76.12점이다. 4번째는 2009년 트로피 에릭 봉파르의 76.08점이며 이번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세운 74.92점으로 지난 2013년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에서 기록한 73.37점을 넘어선 것이다.
김연아는 자신의 쇼트프로그램곡인 '어릿광대를 보내주오(Send in the clown)'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김연아는 첫 번째 과제인 트리플 럿츠+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깔끔하게 소화했다.
공식연습에서 시도한 47번의 점프 중 단 3번만을 실수했을 정도로 완벽한 점프 컨디션을 자랑한 김연아는 이어 시도한 트리플 플립도 실수 없이 깨끗하게 빙판에 내려섰다.
마지막 점프 과제인 더블 악셀까지 깔끔하게 마무리한 김연아는 레이백 스핀과 스텝 시퀀스도 실전에서 화려하게 공개, 특유의 풍부한 표정연기와 함께 애절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스텝 시퀀스에 이어 체인징 풋 컴비네이션 스핀으로 연기를 마무리했다.
세계랭킹에서 밀려 중간조인 3조에서 경기를 치렀지만 경기 순서가 주는 불리함은 김연아의 이름 앞에 무의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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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