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신성’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도 ‘평생의 라이벌’ 아사다 마오(24, 일본)도 김연아(24, 올댓스포츠)의 벽은 넘지 못했다.
김연아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 39.03점, 예술점수 35.89점을 합해 총 74.92점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김연아는 21일 이어지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게 됐다.
연기가 끝났을 때 김연아는 경쟁자들을 압도적인 점수 차로 제칠 것으로 예상됐다. 김연아의 연기에 한 치의 실수나 오차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연아는 완벽한 연기에 비해 매우 박한 점수를 받았음이 드러났다. 이어진 선수들이 기량에 비해 줄줄이 고득점을 얻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는 74.64점으로 2위에 올랐다. 3위는 74.12점을 얻은 이탈리아의 캐롤리나 코스트너가 차지했다. 74점대가 3명이나 나온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사실상 메달경쟁은 이 세 명으로 압축됐다.
반면 김연아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여겨졌다. 율리아 리프니츠카야와 아사다 마오는 실수로 몰락했다. 리프니츠카야는 트리플 트립 점프를 시도하던 중 넘어져 감점이 됐다. 그래도 큰 실수를 감안할 때 리프니츠카야가 받은 65.23점은 여전히 과한 감이 없지 않다.
아사다 마오는 생애 가장 중요한 무대서 최악의 경기를 펼쳐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마오는 장기인 트리플 악셀을 시도하던 중 착지를 잘못해 엉덩방아를 찧을 뻔했다. 이어 콤비네이션 점프도 회전력 부족으로 제대로 하지 못했다.
점수가 발표되기도 전에 마오는 눈물을 보였다. 점수가 형편없음을 직감했기 때문. 마오는 55.51점을 받아 충격의 16위로 떨어졌다. 심지어 일본의 동료인 아키코 스즈키(60.97점, 8위)나 카나코 무라카미(55.60점, 15위)보다도 순위가 낮았다. 마오는 24위까지 주어지는 프리컷은 통과했다. 하지만 이미 메달권에서 탈락한 가운데 프리스케이팅을 펼쳐야 하는 어려움을 겪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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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