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스케이팅 이규혁 선수가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한채 마지막 올림픽 경기를 마무리한 것을 비롯해, 무려 24년간 여섯번의 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한 이야기와 심경 등으로 안방극장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이규혁 선수는 19일 오후 7시 특별편성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 in 소치'에 출연해 2014 소치올림픽 뒷이야기와 그동안의 선수 생활에 대해 가감없이 털어놓았다.
이 선수는 세계선수권 대회 등 다양한 대회에서 300여개의 메달을 획득했음에도, 유독 올림픽에서만 메달 인연이 없음을 안타까워하며 "올림픽 메달 따는 법을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이어 "긴장감이 다르다. 올림픽 경기에서의 긴장감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도저히 모르겠다"는 말로 지난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부터 이번 소치까지의 총 여섯번의 올림픽 출전과 경기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MC 이경규와 성유리, 그리고 특별 MC로 나선 배성재 아나운서는 분위기를 가볍게 하고자 메달 이야기 외에도 이상화 선수와의 스캔들, 김연아 선수와 장미란 선수, 가수 싸이와의 인연 등에 대해서도 차례로 언급하며 이규혁을 당황케 만들며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이규혁 선수는 "이상화가 동메달을 따고 결혼하자고 했다" "김연아까지 엮으시면 안된다. 띠동갑이다" "(이상화와 김연아와) 문자메신저를 주고 받으며 요즘 친구들이 어떤 말을 쓰는 줄 안다. 뒤쳐지지 않는다는 기분이 든다" 등의 말로 MC들의 장난스런 질문을 받아치며 예사롭지 않은 입담도 과시했다.

하지만 마무리는 다시 올림픽 노메달에 대한 이야기였다. '가장 기억나는 메달'을 묻는 질문에 "아무래도 내게 없는 메달이라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는 말로 '올림픽 메달'을 꼽으며 "한국에 돌아가면, 늘 비워뒀던 올림픽 메달의 자리를 이제는 치울 생각이다"고 답했다.
이 선수는 "하늘이 왜 내게 메달을 허용하지 않을까를 생각했다"며 "분명 메달을 안 준 이유가 있을 것 같다. 20년 전에 내가 금메달을 땄으면 이렇게 지금처럼 많은 이들에게 고마움을 느끼지 못한 채 떠났을 것 같다. (올림픽은) 나를 많이 힘들게 했지만, 많은 것을 가르쳐준 대회"라고 밝혀 감동을 자아냈다.
한편, 이날 방송은 당초 월요일 오후 방송되던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를 소치올림픽을 맞아 '힐링캠프 in 소치'로 특별 편성, '노메달 영웅' 이규혁 선수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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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힐링캠프 in 소치'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