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대단한 시집’이 5개월의 방송을 뒤로 하고 종영, 예능에서 처음으로 미혼 여자연예인들의 가상 시월드를 다룬 ‘대단한 시집’은 신선한 재미와 함께 아쉬움을 남기고 떠났다.
‘대단한 시집’은 여자 연예인들이 직접 결혼생활과 시집살이를 경험해 보는 리얼 체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지난 9월 배우 예지원, 개그우먼 김현숙, 가수 서인영과 시작했다. 김현숙, 예지원, 서인영은 가상이었지만 시집살이를 하면서 실제 며느리 같은 모습을 보여주며 리얼함을 높였다.
김현숙은 시어머니 보다 음식을 잘하는 며느리로 ‘주방요정’이라는 애칭을 얻었고 예지원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시집생활에 적응했다. 서인영은 거침없는 며느리의 모습을 보여주며 재미를 선사했다.

예지원, 김현숙, 서인영이 시집살이의 리얼함을 보여줬다면 이들의 바통을 이어받은 걸그룹 씨스타 멤버 소유와 가수 에일리는 20대 며느리들만의 신선함을 불어넣고 ‘대단한 시집’은 좀 더 예능적인 모습을 갖춰갔다.
특히 소유와 에일리는 그간 방송에서 선보이지 못한 모습들을 리얼 체험 버라이어티 특성상 자연스럽게 보여주면서 매력을 발산했다. 소유는 프로그램을 통해 ‘만능 며느리’로 등극했고 재미교포 출신 에일리는 문화적 차이로 겪는 실수로 귀여운 매력을 보여줬다.
가요계 대선배인 정훈희, 김태화 부부의 가상 며느리가 된 소유는 방송 초반 생활수칙을 거침없이 써내려가는 당찬 며느리의 모습을 보여줘 시부모와의 갈등을 예고하는 듯 했다. 그러나 소유는 시간이 지날수록 살갑고 사근사근한 며느리, 만능 며느리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
정훈희의 친구들이 집으로 방문하기로 하자 소유는 미용사자격증이 있다며 현직 미용사 못지않은 솜씨를 과시했다. 또한 감기몸살로 힘들어하는 정훈희에게 죽을 만들어서줘 감동시키는가 하면 정훈희와 김태화 부부의 노래 ‘우리는 하나’ 뮤직비디오를 직접 촬영해서 선물했다. 비록 가상이지만 딸이 없던 정훈희, 김태화 부부에게 소유는 복덩이였다.
이뿐 아니라 완벽한 몸매를 자랑하는 아이돌 씨스타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털털한 모습으로 놀라움 자아냈다. 소유는 지난 19일 방송에서 “나의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양념게장을 손으로 집어먹고 선지해장국, 피순대, 돼지 애기집 등 어르신들도 먹기 어려워하는 음식들을 스스럼없이 먹어 먹방계의 샛별로 떠올랐다.
에일리는 데뷔 후 처음 도전하는 예능 ‘대단한 시집’에서 엉뚱하면서 인간적인 매력을 선보였다. 그간 에일리는 음악프로그램 외에는 특별히 다른 방송에 출연하지 않아 ‘노래 잘하는 가수’라는 이미지만 있었지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귀여운 며느리의 매력을 뽐냈다.
한국의 전통문화와 엄격한 전통예절을 중시하는 시댁에서 생활하면서 서투른 한국말과 문화차이로 본의 아니게 실수하기도 하고 때로는 눈물도 흘리기도 했다. 한국말부터 식사준비까지 모든 것이 한국 전통 가문의 시댁에서 서툴고 어설프지만 시댁 식구들에게 살갑게 다가가고 노력하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훈훈하게 다가갔다.
또한 가족들과 떨어져 한국에서 홀로 살고 있는 에일리가 가상이지만 가족들과 정을 나누며 지내는 것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면서 눈물을 보였다.
‘대단한 시집’은 ‘사랑과 전쟁’처럼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치열한 고부간의 갈등이나 무서운 시월드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대신 며느리들의 새 삶 적응에 중점, 소유와 에일리의 재발견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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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대단한 시집’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