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홈 이점 살려 김연아 꺾는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4.02.20 08: 08

김연아(24)가 경계해야할 '러시아'는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가 아니라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였다.
소트니코바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서 기술점수(TES) 39.09점 예술점수(PCS) 35.55점을 받아 총점 74.64점으로 김연아(74.92점)의 뒤를 이어 2위에 올랐다. 3위는 이탈리아의 카롤리나 코스트너(27, 74.12점)가 기록했다.
예상 밖의 복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프니츠카야가 세 가지 점프 과제 중 마지막 트리플 플립에서 넘어지며 5위로 밀려났지만, 소트니코바는 실수 없이 경기를 마치며 고득점을 이끌어냈다. 리프니츠카야가 넘어지는 순간 아쉬움의 한숨을 내쉬었던 러시아 관중들은 클린 연기를 펼친 소트니코바에게 열광적인 응원을 퍼부었다.

소트니코바는 분명 올 시즌 상승세에 있었다. 리프니츠카야,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와 함께 러시아의 신예 3인방으로 불리던 소트니코바는 2012-2013시즌 부진했다가 올림픽 시즌인 이번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 컵 오브 차이나 2위, 트로피 에릭 봉파르 2위로 그랑프리 파이널에 나서 5위를 차지했고 유럽선수권대회에서 다시 2위에 올랐다. 러시아 내셔널선수권대회에서는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채점표를 들여다보면 의문이 남는다. 소트니코바의 구성점수는 30.43점이다. 세 가지 점프 과제는 트리플 토룹+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 트리플 플립, 더블 악셀로 구성됐다. 트리플 토룹+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는 3-3 점프 중에서 기초점수가 가장 낮은 콤비네이션 점프다. 하지만 소트니코바는 8.20점에 불과한 트리플 토룹+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에 수행점수(GOE) 1.60점을 받아 9.80점을 받아갔다. 김연아가 기초점 10.10점짜리 트리플 럿츠+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뛰고 GOE 1.50점을 받는데 그친 것과 대비된다.
뿐만 아니다. 점프는 물론 스핀과 스텝에서 모두 레벨 4를 받았고 7가지 수행과제에서 각각 1점 이상의 가산점을 챙겼다. 소트니코바가 받은 가산점은 무려 8.60점에 달한다. 소트니코바가 3-3 점프 중 난이도가 가장 낮은 트리플 토룹+트리플 토룹의 콤비네이션 점프로 74.64점의 고득점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다. 반면 완벽한 연기를 펼친 김연아의 가산점은 총 7.60점에 그쳤다.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당시 김연아는 9.80점의 가산점을 받았다.
2위에 오른 소트니코바의 '성적표'는 김연아에게 경각심을 심어준다. 물론 김연아 본인은 올림픽 2연패나 도전자들보다 자신의 마지막 연기를 100% 발휘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그러나 방상아 SBS 해설위원의 말대로 "이런 점들이 선수에게 자극이 될 수도" 있는 일이다. '복병'의 출현에 당황할 김연아의 멘탈이 아니다. 그저 자신이 해왔던대로, 프리스케이팅에서 최고의 연기를 펼치는 것만을 기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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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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