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정색과 허당 사이..‘별그대’ 도할배의 균형잡기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4.02.20 08: 17

정색과 허당을 오가는 도 할배, 김수현의 균형잡기가 흥미롭다.
김수현은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초고령인 400세 도민준으로 열연을 펼치며 코믹하면서도 진지한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 400세라는 설정 탓에 시청자 사이에서 '도 할배'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는 그는 나이(?)에 맞는 근엄함 속의 빈틈으로 매력 지수를 높이는 중이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시간제 강사로 근무하고 있는 민준은 완벽하다. 흐트러지지 않는다. 하지만 송이를 만날 때, 그의 캐릭터는 크게 달라진다. 수 세기 지켜왔던 평정심이 흔들리고, 이로 인해 실수를 연발하는 엉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른 사람과 송이 앞에서 보여주는 민준의 '갭'은 매우 매력적으로 비친다. 앞서 송이가 이휘경(박해진 분)과 백허그를 한 모습을 상상하던 그는 "해지 마라잖아. 싫다잖아"라며 혀 짧은 소리를 냈다. 송이가 자신의 방에서 "도민준~"이라고 속삭이면 귀신 같이 알고 순간이동을 하기도 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별에서 온 그대’에서 민준은 초능력을 보여달라는 송이 때문에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지구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초능력이 급격히 저하됐기 때문. 누운 채로 공중에 띄워달라, 방 불을 꺼달라, 순간이동 해보라는 송이의 요청을 들어주지 못해 속이 상했다. 그날부터 민준은 초능력 회복에 힘썼다. 다음 날 아침, 초능력이 되살아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자랑을 하기 위해 송이에게 제일 먼저 전화를 걸었다.
평소 외계를 흠모했던 천윤재(안재현 분)는 민준의 정체를 안 후 그를 신격화(?)하고 있다. 조심스럽게 민준 앞에 앉아 E.T를 떠올리며 검지 손가락을 내밀었다. 민준은 당황스러워 하면서도 이 요구에 응해 웃음을 자아냈다.
동시에 민준은 누구보다 송이를 위하고 있다. 자신의 별로 돌아가지 않았을 때 자연스럽게 소멸할 자신의 존재 때문에 걱정이 크다. 결혼하고 싶은 송이의 마음을 알지만 자신의 부재로 더 힘들어 할 모습을 떠올리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민준은 송이 때문에 400년 동안 흘리지 않았을 눈물을 많이 흘렸다.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지 못해 울었고, 송이를 두고 떠나야 한다는 자책에 또 울어야 했다. 송이 곁에 머물겠다고 약속한 민준이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확실히 '도 할배'의 변신은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 요소다. 송이와 있으면 유쾌한 에너지를 뿜어내다가도 진지하게 돌변하는 모습이 매력적. 그의 반전은 여성 시청자들을 더욱 열광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한편 '별에서 온 그대'는 종영까지 3회를 앞두고 매회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지난 19일 방송된 '별에서 온 그대'는 전국 기준 시청률 27.4%로 최고 기록을 올렸다. 동시에 마의 30% 벽에 한층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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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온 그대'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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