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우 "좋은 대본 톱배우들 먼저, 다음 차례서 최선!" [인터뷰]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02.20 16: 46

배우 김강우가 새 영화로 돌아왔다. 20일 개봉한 '찌라시:위험한 소문'(김광식 감독).  영화 '결혼전야'로 달달한 매력을 무한 발산하던 그는 숨가쁘게 다음 영화로 관객들에게 잊혀진 시간을 주지 않는다. 성실하고 단단하다. 어떤 영화에서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이 그의 최대 장점이 아닐까 싶다. 이 작품에서는 자신이 믿는 대상을 위해 무한질주하며 점차 거대 적들과 맞딱뜨리는 한 열혈 매니저를 목격할 수 있다.
그는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묻자 "제목의 느낌이 강렬해 걱정이 되긴 했다. 캐릭터에 묻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하지만 인물의 절박함이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속 우곤(김강우)는 많이 맞는다. 가진 것은 없지만 사람 보는 안목과 끈질긴 집념 하나만큼은 타고난 그는 특히 해결사 차성주(박성웅)에게 손가락이 툭툭 부러진다. 이 장면에서는 실제로 극장 안에서 눈을 가리는 여성 관객이 있을 정도.

이에 대해 그는 "사건이 달려갈수록 관객들이 우곤의 상황과 감정에 이입하고, 우곤의 손가락이 부러지면 관객 역시 그렇게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관객들이랑 같이 달려갈 수 있는 작품이 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강우의 감정과 상황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상당하다.
 
액션 연기를하면서 다치지는 않았냐고 묻자 "애가 둘이기 때문에 몸을 보호하면서 했다"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평소 운동을 하면서 몸도 많이 풀었고, 액션 장면에서는 때리는 사람과 맞는 사람의 믿음도 중요한데 배우 박성웅이 액션스쿨 출신이라 더욱 믿음이 있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배우가 매니저 연기를 했다. 주변에 있어 낯선 캐릭터는 아니었겠지만 딸도, 그렇다고 연인도 아닌 누군가를 위해 그렇게 자신의 온 몸을 던지며 달려갈 수 있는 매니저가 있을까.
"처음에는 내 전부를 앗아간 그 놈의 얼굴을 보고 두들겨 패주고 싶은 마음이었을 거에요. 그 위에 뭔가 더 있다는 것은 생각 못했겠죠. 처음에는. 그러다가 하나하나 알아가는 거죠. 위에, 또 위에 거대한 적이 있다는 것을. 소속사 대표와도 많은 얘기를 나눴어요. 우곤이 심정적으로 이해가 가느냐고 물었더니 대표는 그럴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너무나 사랑하는 여자친구와 같이 있어도 갑자기 내 배우가 전화가 와서 무슨 일 있다고 하면 달려나갈 수 있는. 나는 보세 짝퉁을 입어도 명품을 입게 해 주고픈. 나의 모든 노력과 능력이 이 사람을 통해 나오는 것이니, 형제 같기도 하고 자식 같기도 하고, 또 부모 같기도 하고 그럴거에요."
화제를 돌려 '찌라시' 자체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그는 '불쾌하고, 무섭기도 하고, 전혀 믿지 않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 직업 종사자들은 믿는 %가 많이 낮을 거에요.." 그래도 찌라시에 이름이 올려진다면 어떤 내용이 담겼으면 좋겠냐고 묻자 그는 "좋은 사람이다라고?"라고 말한다.
김강우는 직업보다 '삶'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내내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란 말을 종종 했다. "삶이 있고 배우가 있어요. 좋은 사람이 좋은 배우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가슴 따뜻한 사람이 결국 따뜻함을 전달할 수 있는거죠. 안 그러면 금방 식고 말아요. 삶을 위해 먼저 노력해요. 연기를 잘 하고는 그 다음이죠."
결국 가정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냐고 물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인다. 첫째 아이가 4살. 둘째 아이가 7개월. 육아 때문에 힘들 시기겠다고 말하자 "맞다"라면서도 "감사하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너무 힘든데 '이 순간이 눈물나게 그리울 때가 오겠구나'란 생각이 드는 거에요. '내가 정말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구나'라고 말이죠.  특히 아내는 힘들텐데도 짜증 한 번을 안내요. 세상 모든 여성들이 그럴 테지만 정말 모성이란 것은 대단한 것 같아요."
다시 영화 얘기로 돌아가, 그의 전작 영화 '결혼전야'의 캐릭터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김강우의 또 다른 면모를 봤다고 즐거워했다. 그는 "멜로는 30대 중반에 하고 싶었다. 멜로 장르는 실제 감정과 경험을 가지고 있어야 표현들이 부드러워진다"라며 "나에게 갖고 있는 선입견들을 깨는 작업을 하고 싶었다. 즐겁게 웃으면서 한 영화다"라고 말했다. 덧붙인 한 마디 "안 맞아도 되고."
다작이 목표냐는 질문을 하자 "40전까지, 남은 몇 년 동안 좀 더 많은 것을 하고 싶은 욕심 때문에 다작이
된 것 같다"라규 대답했다. 나이가 더 먹기 전에 모험을 하고 싶다는 그는 "2~3년은 더 그럴거다. 솔직히 겁도 나는 것도 있다"라고 말했다.
작품을 어떻게 고르냐는 질문에 나온 솔직한 그의 말도 인상적이었다.
"작품은 종합적으로 봐요. 사실 좋은 시나리오는 저보다 위 톱배우들에게 먼저 가거든요. 전 그 아래 있는 것들 중 가장 좋은 것을 고르죠. 요즘 들어 생각해보면 제가 약자 편에서 연기를 많이 했더라고요. '돈의 맛
'. '찌라시', '카트' 등..누군가는 입당을 준비하냐고 그래요. 하하. 하지만 저는 정치색이 전혀 없어요. 그저
나도 모르게 마음이 가는 것 같아요. 그런 인물이 드라마틱하게 느껴지죠." '카트'에서는 노조 위원장이다.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하는데, 정직원임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을 위해 싸운단다. 충무로 톱배우들 다음 캐스팅이어도 좋다. 관객들은 그저 그의 변신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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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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