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좌완 기대주 백정현(27)이 예사롭지 않다. 이만 하면 '오키나와 에이스'를 넘어 '오키나와 커쇼'라고 불러도 될 것 같다.
백정현은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열린 연습 경기에서 연일 호투를 펼쳤다. 그는 11일 자체 평가전서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아낸 뒤 14일 한신전과 20일 KIA전에서는 선발 임무를 완수했다.
14일 기노자구장에서 열린 한신과의 경기에서 3이닝 무실점(4피안타 1볼넷 5탈삼진)으로 잘 막았다. 직구 최고 144km. 1회 2사 후 니마나와 아라이의 연속 안타로 1,2루 위기에 놓였지만 모리타를 삼진 아웃으로 잠재웠다. 2회를 삼자 범퇴로 막아낸 백정현은 3회 안타 2개를 허용했지만 실점없이 이닝을 마쳤다.

백정현은 5-0으로 앞선 4회 김희걸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아쉽게도 5-5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백정현의 호투는 가뭄 뒤 단비 만큼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두 번째 선발 등판은 완벽 그 자체. 백정현은 20일 온나 아카마 볼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연습 경기에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3이닝 무실점(1탈삼진)으로 잠재웠다. 이날 최고 구속은 143km. 백정현은 2회와 3회에 수비 실수로 인해 주자를 내보냈지만 단 한 개의 안타를 허용하지 않으며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백정현은 이날 등판을 마친 뒤 "직구가 다소 제구가 흔들렸지만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이 괜찮았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경기였다. 타자를 신경쓰지 않고 포수만 보고 던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경기는 삼성이 4-0으로 리드한 3회말 진행중 비로 인해 중단된 뒤 취소됐다.
상원고를 졸업한 뒤 2007년 삼성에 입단한 백정현은 장차 사자 마운드를 이끌 재목으로 각광을 받았으나 부상과 부진 속에 기대 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지난해 성적은 1승 1패 4홀드(평균자책점 6.66).
"올해 만큼은 뭔가 보여줘야 한다"고 굳게 다짐했던 백정현이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의 상승 분위기를 정규 시즌까지 이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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