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세터진이 가장 고민이다".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이끌고 있는 선동렬 KIA 감독이 공격진에서 가장 큰 고민을 털어놓았다. 2014 신형 테이블세터진의 구성이다. 후보는 4명. 톱타자와 2번타자 카드를 놓고 경우의 수를 따지면서 최상의 조합을 찾고 있다.
20일 삼성과의 연습경기에 앞선 만난 선동렬 감독은 "현재 타선의 과제는 테이블세터진구성에 있다. 신종길 등 빠른 네 명의 선수들이 후보인데 어떤 조합을 가져갈 것인지 고민스럽다. 시범경기까지 실전에서 계속 시험하면서 결정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선 감독이 꼽은 KIA의 2014 테이블세터진 후보는 신종길, 김주찬, 김선빈. 이대형 등 4명이다. 붙박이 톱타자 이용규가 이적했지만 이대형이 가세했고 신종길도 3할 타자 반열에 오르면서 숫자로는 풍부해졌다. 모두 발이 빨라 팀 기동력의 근간이다. 이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공격력과 득점력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현재 오키나와 실전에서는 1번 신종길-2번 김선빈이 주로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9일 니혼햄전은 이대형을 톱타자로 내세웠지만 이후 야쿠르트, 주니치, 라쿠텐과의 연습경기에서 모두 신종길-김선빈을 배치해 시험가동하고 있다.
때문에 현재로서는 신종길의 톱타자 발탁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것도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톱타자 경험이 없는데다 워낙 초구부더 적극적인 타격을 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출루율이 중요하기 때문에 볼넷도 고르고 상대 투수를 괴롭히는 임무도 중요하다.
또 다른 고민은 김주찬과 이대형이다. 김주찬은 톱타자로서 장점이 많다. 타석에서 노림수가 좋고 스윙이 빠르다. 기습번트 능력에 탁월한 주루솜씨도 탁월하다. 톱타자 뿐만 아니라 2번타자로도 손색없어 사실상 테이블세터진의 키맨이다. 그러나 작년 왼손목 골절상 후유증을 완벽하게 탈출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대형은 LG 시절 톱타자 경험이 있어 선 감독도 톱타자 후보로 점찍었지만 출루율을 전제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안타와 볼넷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입증해야 톱타자 혹은 2번타자 기용이 가능하다. 아직은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완전한 컨디션은 아니다. 향후 공격 페이스를 지켜보면서 부단히 테스트를 할 것으로 보인다.
선감독은 김선빈을 2번으로 기용하고 있지만 향후 김주찬과 이대형의 컨디션 회복에 따라 타순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 아무래도 김선빈을 2번으로 기용하는 것은 김주찬의 부재 혹은 부진에 대비하는 측면이 크다. 김선빈 본인도 앞선 타선보다는 9번을 선호하고 있다.
결국은 이용규를 대신할 톱타자를 확정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로 보인다. 만일 붙박이 톱타자를 내세우지 못한다면 상대투수, 혹은 선수들의 컨디션에 따라 매일 테이블세터진이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연 선동렬 감독의 고민이 언제쯤 끝날 것인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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